<강진일보> 주희춘(49·사진) 편집국장 사진. 강진군청 제공
‘강진인물사’ 전 3권 낸 주희춘씨
남일·김재명·김향수·윤한봉 등 전남 강진 출신 인물들의 생애를 정리한 지역인물사가 나왔다. 지역신문 <강진일보> 주희춘(49) 편집국장은 최근 근현대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강진 출신 인물 27명의 생애와 일화를 기록한 <강진인물사>(전 3권)를 펴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 동안 주민의 증언, 신문 기사, 호적과 학적 등을 바탕으로 원고지 4천여장을 썼다. 시대적으로는 구한말 을사오적을 암살하려 했던 독립운동가 오기호(1863~1916)부터 5·18 광주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1947~2007)까지 한 세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이념적으로는 한국전쟁 정전회담의 북한 대표였던 남일부터 강진농고를 설립한 ‘조선 3대 부호’ 김충식까지 좌우를 망라했다. 또 병영상인의 전통을 이은 아남그룹 창업주 김향수, ‘춤추는 가얏고’의 주인공인 무형문화재 23호 함동정월, 불도저로 불린 서울지하철공사 초대 사장 김재명, 불교 정화운동의 주역인 금오 스님 등의 행적을 담았다.
특히 그는 지난해 6월 그동안 북한 태생으로 알려졌던 남일(1913~76)이 강진 병영면 박동마을 출신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자 중국에서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잇따라 전화를 걸어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그는 동창·주민의 진술과 병영초교 학적부를 통해 남일의 유년시절을 확인했다. 남일은 강진에서 일본을 거쳐 소련에 유학했다가 2차대전 독·소전투에 참여해 무공을 쌓은 뒤 북한에서 정전회담 대표, 외상과 부수상 등을 지냈다.
강진 출신인 주 국장은 고교를 졸업한 10대 후반에 출향했다가 30대 후반에 돌아와 지역 인물을 재조명해왔다. 그는 “신문에 고향 인물들을 연재하다가 출판까지 하게 됐다. 집필 과정에서 인물의 행적 하나하나가 한국사와 세계사를 구성하는 조각임을 깨달았다. 이 책이 주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본격적인 인물 탐구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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