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회수해야....부적절한 영향력 행사 등 뒷말 무성
전남 일부 시·군이 의원·기자 등의 부인이 운영하는 업체나 단체를 지원하는데 억대의 예산을 지출했다가 입길에 올랐다.
함평군은 15일 2009~2015년 7년 동안 한해 1억2천~1억3천만원씩 모두 9억원의 보조금(국비 3억원, 군비 6억원)을 ㄴ영농법인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달 하순이나 7월 초순에는 올해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이아무개 함평군의회 부의장이 ㄴ영농법인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말썽이 불거졌다. 이 부의장은 2008년 법인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했고, 2009년 물러나 부인이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방자치법은 의원이 영리목적 법인의 관리인이나 대표를 맡지 못하게 하고, 겸직을 하면 의원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있다. ㄴ영농법인은 이씨 부부를 포함해 모두 5명이 이사다. 이 부의장은 “영농 법인의 이사도 겸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군은 “군의회가 윤리위를 열어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중”라며 “농식품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보조금 회수나 중단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광양시는 내년 예산에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을 위한 예산 5000만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 공연은 나라발레씨어터(이하 나라발레단)이 지난해 윤동주 서거 70주년 공연을 하지 못한 데 따른 후속조처로 마련됐다. 나라발레단은 출입기자인 여수문화방송 김아무개 부장의 부인이 단장을 맡고 있다. 김 부장은 지난해 8월 공연계획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발레단의 공연기획서를 시청 공무원에게 전달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뒷말을 자초했다.
나라발레단은 2014년 2월 창단해 상임단원이나 공연실적이 없는데도 같은해 11월 순천만의 생태를 알리는 작품 ‘두리의 비상’을 무대에 올렸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같은해 8월 추경을 통해 5000만원을 서둘러 편성하고 예산을 한곳에 밀어주었다.
나라발레단은 또 지난해 3월 포스포 광양제철소에서 2500만원을 지원받아 광양 백운아트홀에서 창작발레 ‘데미안’을 공연했다. 이어 같은해 9월 전국무용제에서 3위를 한 뒤 지난 5월에는 6100만원(국비 3600만원, 시비 2500만원)을 지원받아 ‘발레, 클레식과 모던의 만남’이라는 공연도 진행했다. 김 부장은 “광양시에 기획서를 전달한 것은 경솔했다. 하지만 순천시 공연은 순천예총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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