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간호사 업무상 과실치사 금고 1년, 집유 2년 선고
병원 쪽은 사고 직후 약병 치우고 기록지 허위 작성
병원 쪽은 사고 직후 약병 치우고 기록지 허위 작성
가천길병원이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은 20대 군인에게 간호사가 약물을 잘못 투여해 숨진 사건이 일어나자 증거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김종석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ㄱ(26)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ㄱ씨가 육군 일병인 ㄴ(20)씨에게 처방전과 다른 약을 투약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음에도, 수시로 비우게 돼 있는 간호사의 카트에서 사고 뒤 이 약이 발견된 점 등 정황 증거와 간접 증거를 토대로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피고인은 간호사로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처방전에 따른 약물을 정확하게 투약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 정확한 확인 없이 약물을 투약해 피해자를 숨지게 한 중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ㄱ씨는 지난해 3월 중순 손가락 골절 접합 수술을 받고 회복을 위해 병동으로 온 ㄴ씨에게 의사 처방전과 다른 약물을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의사가 처방전에 쓴 약물은 궤양 방지용 ‘모틴’과 구토를 막는 ‘나제아’였지만, ㄱ씨는 마취할 때 기도삽관을 위해 사용하는 근육이완제인 ‘베카론’을 잘못 투약했고, ㄴ씨는 곧 의식 불명에 빠진 뒤 한 달여 만에 숨졌다.
가천길병원 쪽은 사고가 발생하자 병동 안에 있던 ‘베카론’을 없애고 간호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각종 증거 은폐를 시도하고, 병원 고위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까지 연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병원 쪽은 또 ㄴ씨가 숨진 병동에 비치된 약품함에서 베카론 3병을 빼내고 고위험 약물의 위치를 바꾸는가 하면, 이 약물을 병원 내 약국에 반환한 것처럼 ‘약품 비품 청구서와 수령증’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 진료관리본부장은 지난해 5월 “베카론을 잘못 투약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 직후 병원 쪽의 조처로 볼 때 베카론 오투약으로 ㄴ씨가 사망한 사실을 간호사 ㄱ씨와 병원 쪽이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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