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 하권. 직지코리아 조직위 제공
‘직지’의 고향 나들이가 결국 무산됐다.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남아있는 직지를 본향 청주로 가져와 전시하려 했지만 소장처인 프랑스 쪽이 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청주시는 직지 축제(9월1~8일) 때 <직지심체요절> 원본(하권)을 전시하려고 지난해 11월 직지가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찾아 대여를 요청한 바 있다.
문희창 직지코리아 조직위 홍보팀장은 “최근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접촉해온 현지 코디를 통해 직지 대여가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쪽이 그동안 직지가 국외는 물론 박물관 밖으로 나간 적이 없으며, 이 방침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통해서도 직지 대여를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직지코리아 조직위 이승철씨는 “직지 축제가 국제 행사로 승인된 뒤 정부 채널을 통해 대여를 추진했지만 시간 촉박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 하권. 직지코리아 조직위 제공
서양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독일 구텐베르크 성서 원본 대여도 추진했지만 어렵게 됐다. 이승철씨는 “성서를 소장한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대여를 승인했지만 주 정부가 불허했다. 곧바로 다른 소장처인 라이프치히 도서관을 접촉해 승인 받았지만 역시 주 정부가 국가 유물을 국외로 내보내는 것에 부담을 느껴 대여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지코리아 조직위는 직지 축제 때 세계에서 처음으로 동·서양 최고 금속활자본을 한 자리에 전시하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조직위는 최근 청주시가 완전 복원한 금속활자본 직지와 독일 주 정부의 허락 없이도 대여가 가능한 구텐베르크 인쇄기, 성서 낱장 등 관련 유물을 비교 전시하는 ‘동·서양 인쇄의 만남 특별전’을 열 참이다.
이승철씨는 “이번에는 어렵게 됐지만 직지 대여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대여가 어렵다면 프랑스 현지에서 직지 특별전을 열거나,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가 기관을 통해 교류전을 여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