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광주유학 등 떠밀어 내고장 학교 살리기 포기 ’ 우려
전남 화순군이 광주광역시와 고교 공동지원제를 추진하자 ‘내고장 학교 살리기를 포기하는 정책’이란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제도는 화순과 광주 출신 중학교 3학년들이 두 지역의 고교에 지원할 수 있는 고입 방식이다.
화순군과 전남도교육청은 28일 교육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명품 교육도시 화순’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은 다음달부터 광주시교육청과 화순~광주 고교 공동지원제 시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광주 인근 시군과 협의해 고교 공동학군제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군은 광주의 중산층을 화순으로 이주하게 하고, 진학하려 광주로 떠나는 인구 유출을 막아 인구 10만명의 교육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초·중·고 30곳에 6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화순지회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내고장 학교 살리기를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 ‘우수인재 유출 방지’ 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는 광주로 유학을 떠나도록 등을 떠미는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전교조는 “교육정책이 파급효과가 큰 백년대계인 만큼 성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지역의 주민, 시민단체,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두루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전남도교육청을 향해 “농어촌 교육을 일으키기는커녕 화순의 교육을 광주광역시에 종속시키려는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월 나주 공동혁신도시에서 광주와 고교 공동지원제를 시행하라는 건의를 받고 “시기상조”라며 거부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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