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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발간 시집에 창씨개명 찬양시 논란

등록 2016-06-29 11:42수정 2016-06-29 14:19

학교·공공도서관 배포 … 교사들 회수·폐기 요구
인천시가 최근 공식 발간해 중·고등학교와 공공도서관에 배포한 시집에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칭송하는 내용의 시가 실려 교사들이 시집 회수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인천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시는 지난해 말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1000만원을 들여 인천 출신 시인이나 인천과 관련된 시를 모아 시선집 <문학산>을 발간했다. 시는 1500부를 발행해 시내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에 배포했다. 252쪽의 시선집에는 200편의 시가 실렸는데, 251~252쪽에 실린 홍아무개씨의 ‘시인(詩人)의 모습’에 창씨개명을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시인이 창씨개명을 한 뒤 수업을 통해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태도와 아버지의 반응은 분명 창씨개명을 예찬한 것이다. 이런 시를 인천시가 인천을 대표하는 시로 시집에 수록했다는 자체가 한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교사들은 “ 일제의 창씨개명 정책을 미화하는 시를 학생들이 여과 없이 읽을 경우 학생들이 자칫 친일 역사관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시집의 회수와 폐기를 요구했다.

인천시는 29일 오후 긴급 편집·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시집 회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자문위원들이 엄선한 시집이다. 일부에선 전체적인 맥락에서 시를 보면 친일시라고 보기 어렵고 저항시에 해당된다는 시각도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회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다음은 ‘시인의 모습’

나 초등학교 삼학년

일정때

창시 개명령이 내려

세상이 술렁거릴 때

어느 날 오후

우리 담임선생님이

창시 개명을 설명하시며

선생님도 이름을 바꾸셨다고

칠판에 靑松波氏(아오 마쓰나미요)라고 쓰셨다

집에 돌아가 우리 선생님이 창시개명해서

靑松波氏 선생님이라고 말씀 드렸다

아버지도 당장 말씀하셨다

아 이름 한번 예쁘구나

너희 선생님은 시인이시구나

종이에다 붓으로 먹물을 찍어

靑松波氏라고 쓰며

계속 감탄하셨다

나는 시인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인천 사람이면 누구나 드나드는

인천 앞바다의 흰 모래 사장과

솔밭 사잇길

거기 하늘한 하얀 치마 저고리에

하얀 양산을 받쳐든 선생님을 생각하고

정말 선생님은 아름다운 시인이구나 했다

그 후 나는

인천 월미도 앞바다와

靑松波氏란 이름을 품고

시를 꿈꾸는 소녀가 되었고

지금도 선생님은 나의 시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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