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봉산초 학부모들이 2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불량급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급식이 불량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학교가 사태를 방치해 2년째 학생들이 설사에 시달리고 피부염까지 앓는 등 급식이 공포의 대상이 됐다며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전봉산초등학교 급식실 문제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불량급식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집회를 열어 “대전시교육청은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봉산초 급식문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 관계를 밝히고, 사태를 키운 관련자들을 처벌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실 급식 식판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급식문제비대위는 “학교급식실의 세균 과다 등 위생 문제는 관할인 서부교육지원청이 자료를 갖고 있고, 지난 4월부터 학부모들도 검증 활동을 해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전시교육청은 지난주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서부교육지원청이 조사해 결과를 보고하면 그에 걸맞은 조처를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관리·감독 소홀로 문제를 키운 서부교육지원청에 조사권을 주는 것은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급식 사진들. 소량의 우동과 꼬치 한 개, 수박 한 조각, 단무지 한 조각이 달랑 올려져 있는 식판 등 어린이들의 한 끼 식사로 보기 어렵다. 급식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부실·불량 급식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봉산초 급식실 문제해결을 위한 비대위 제공
이 학교 학부모들은 지난해부터 학교 급식실 관리가 부실해 급식의 질이 떨어져 아이들이 잘먹지 못하고, 위생상태도 불량해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세균이 검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균을 없앤다며 세재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피부질환, 설사 등에 시달렸으며, 급식 종사자들이 아이들에게 막말까지 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며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다.
학부모들은 △학부모 3명·시민단체 3명이 참여하는 진상조사단 구성 △관리감독 책임자 징계 △대전교육청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등교 거부, 전학 등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시교육청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상조사위원회는 교육지원청 소관이고, 민원 주체가 조사위원이 된 전례가 없다. 특별감사위원에 시민감사관을 포함해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 등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설동호 시교육감은 “7월15일까지 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해 관련자들의 잘못이 드러나면 징계, 인사 등 걸맞은 조처를 하겠다.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학교급식이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글·사진/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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