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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32돌 부산 ‘극단새벽’ 지역 최초 독립문화예술건물 짓는다

등록 2016-06-30 16:21수정 2016-07-01 14:33

거대 상업자본과 국·시비 의존 거부하는 ‘독립문화’ 표방
사회적 약자 대변하는 ‘대안문화 심장부’ 기대
‘극단새벽’ 단원 등이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천원의 기적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극단새벽 제공
‘극단새벽’ 단원 등이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천원의 기적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극단새벽 제공
부산의 연극인 공동체 ‘극단새벽’은 1984년 7월 불평등한 사회구조 개선과 민주화를 열망하는 40여명이 창단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구조가 아니라 연극인 모두가 주인이었다. 국·시비와 거대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낮은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독립문화’를 내걸었다.

인권이 유린되고 거짓이 진실로 둔갑해 국민을 속이는 암울한 시대를 고발했다. 군사정권이 물러난 뒤에는 노동자·여성·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작품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수도권의 극단도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객층이 얕은 지역 극단은 더 힘들었다. 개인 후원금과 공연·연극학교 수입금으로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영이 어려워 서너 차례 문을 닫을 위기도 겪었다. 초기 창단 멤버들은 하나둘 떠났다.

단원들한테 생활고보다 더 힘든 것은 땀 흘려 만든 작품을 올릴 독립된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2~3년마다 건물을 빌려야 했다. 더 싼 곳이나 비슷한 조건의 건물을 찾아 이사를 열 번 했다. 짐을 쌀 때마다 밤을 새워 만든 무대를 부수고 새로운 건물에 다시 무대를 꾸몄다. 이런 방법으로 날린 시설비용이 지금까지 10억원에 이른다.

2012년 5월 남포동의 건물 주인은 월 150만원 하던 임대료를 3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단원들은 울면서 이삿짐을 꾸렸다.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문 극장을 빌려도 봤지만 하루 대관료가 20만원이나 해 장기공연을 하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었다.

건물을 직접 짓기로 했다. 무모하지 않냐는 말도 있었지만 이사할 때마다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건물을 짓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사업비는 25억원. 극단이 대출 등을 받아 15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10억원은 지역단체가 출자하면 지분을 주는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업시설이 마구 들어와 ‘지역 유일의 대안문화 공간’이라는 건물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건물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부산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 2번 출구 근처로 확정됐다. 터 287.9㎡(83평)는 이미 사들였다. 건물 이름은 극단새벽 창단 멤버인 고 윤명숙씨의 호인 ‘효로’를 붙여 ‘효로인디아트홀’로 지었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지을 계획이다. 지하 1층은 공연장, 지상 1층은 청소년 전용 카페, 2층은 일본군 성노예, 전태일, 광주 학살, 세월호 등 잊어서는 안 될 역사 기록물을 전시하는 ‘기억의 방’, 5층은 전문 연극인을 양성하는 학교로 쓰인다.

‘극단새벽’과 문화예술기획사 ‘효로인디넷’은 극단새벽 창단 32돌을 맞는 1일 저녁 7시30분 건물 터에서 터 밟기 행사를 한다. 건물은 이달 착공해 내년 3월 완공될 계획이다.

이성민(62) 극단새벽 전 대표(연출·극작가)는 “기억의 방은 정기후원금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역 극단 최초의 상설 독립연극 전문 공간과 대안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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