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옛 광주505보안부대의 풍경을 담아온 목요사진 회원들. 뒤 왼쪽부터 김형주, 오형석, 엄수경, 장준식씨. 앉아있는 이는 임성국 회원.
“사라질지도 모를 ‘기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놓자고 했지요.”
동화작가 엄수경(56)씨는 5일 “지난해 7월 5·18사적지 스토리텔링을 위해 80년 5월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했던 옛 광주 505보안부대(기무부대)에 갔다가 폐허 상태라는 것을 알고 ‘목요사진’ 회원들에게 기록작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부대는 2005년 11월 31사단으로 이전한 뒤 옛 터엔 본부 건물과 강당, 행정동, 체력단련장 등 8동의 건물이 빈 채로 남아 있다.
“80년엔 시민군과 학생들을 연행해 구금하고 조사했던 '공포의 공간'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더라구요.”
‘목요사진’ 회원인 엄씨와 회장 김형주((54), 오형석(55), 임성국(55), 장준식(48)씨 등 5명은 1년여동안 옛 광주보안부대의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이들은 이 작업의 결과로 얻은 사진 50여 점을 10일까지 광주시 쌍촌동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에스오에스(SOS) 풍경'을 주제로 한 이번 작품전은 “사회적 고발 차원보다 문화예술적 시선으로 옛 기억을 담아 시민들과 소통하자는 의미”로 마련됐다.
잔인한 고문의 현장인 505보안부대 본관 지하실은 김형주씨가 작업을 해 ‘505 읽고 쓰다’라는 주제로 10점을 선보인다. 엄수경씨는 ‘기억을 호출하다, 제26호’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담았다. 505보안부대는 5·18사적지 26호다. 엄씨는 “처절한 아픔이 스민 건물도 아름다운 생명이 살아 숨쉬는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폐허의 보안부대 안에서 들리는 바람, 새, 비, 천막 흔들리는 소리 등 여러 소리를 영상에 담은 작품도 만들었다.
목요사진은 대학 평생교육원 사진반 강좌를 듣고 난 이들이 만든 모임이다. 동화작가, 회사원, 자영업자들인 회원들은 2011년 모임 결성 이후 다양한 종류의 인문학 책읽기를 해왔다.
김형주 회장은 “사진작업을 하며 옛 505보안부대를 우린 ‘비밀의 화원’이라고 불렀어요. 올해 ‘비밀의 화원 2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목요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