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수·고흥의회 금품 수수 수사중
양당 체제를 맞은 전남 시·군의회의 의장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금품 살포와 이권 담합 등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여수경찰서는 7일 박정채 여수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치러진 의장 선거 과정에서 김아무개 의원을 직접 찾아가 현금 30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은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김 의원 5명을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금품을 수수한 날짜와 장소, 정황 등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를 두고 여수시민협은 성명을 내어 “의장 선거 표 매수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하라”며 박 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협은 “국민의당 소속 의장이 선출된 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동료 의원들한테 상대당 후보를 찍었다고 고백했다.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만큼 금품 수수와 이권 거래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 식당에서 동료들에게 건설업을 하는 박 의장이 자신의 휴대전화 사업에 이권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현금 300만원을 건넸지만 돌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여수시의회는 의장 선거 3차 결선 투표에서 의원 26명 가운데 13명이 국민의당 박정채 후보, 12명이 더민주 서삼석 후보를 지지해 박 의장이 연속 네 번 의장을 맡게 됐다.
고흥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치러진 고흥군의회 의장 선거에서 김의규 의장이 의원들에게 1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부터 군의원 4명을 불러 의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었는지 진술을 들었다. 또 선거 막판 의원들이 조문했던 한 장례식장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입수해 분석 중이다.
고흥군의회는 의장 선거 때 의원 12명 중 11명이 출석했고, 이 가운데 4명이 퇴장한 뒤 7명이 만장일치로 의장을 뽑았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가자 군의원 3명은 성명을 내고 “의혹이 밝혀질 때까지 의사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며 의사 일정 중단과 관련 의원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시의회에선 지난 6일부터 1박2일 동안 국민의당 의장 후보인 이은방 의원이 같은 당 의원 8명, 더민주 의원 2명을 모아 골프회동을 해 눈총을 샀다. 광주시의회는 8일 시작하는 회기에 의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다수당인 더민주에서는 의장 후보로 조오섭 의원이 나섰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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