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빈(맨가운데)씨 등 순천향대 학생들로 꾸려진 동아리 에프엔시가 16일 충남 천안 초원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미키마우스 주먹밥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미키마우스 닮았어요?” 16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초원지역아동센터에서 열린 ‘영양교실’ 시간. 이회빈(22)씨가 밥을 둥글게 펴 보이며 묻자 아이들이 모두 손사래를 쳤다. “아니오.” 다시 김으로 귀를 만들고, 피망과 햄·오이·양파를 잘라 눈·코·입을 붙이자 아이들은 “정말 미키마우스네” 하며 박수를 쳤다.
이씨는 순천향대 식품영양학과 3학년 8명이 꾸린 에프엔시(FNC·푸드 뉴트리션 커뮤니케이션) 동아리 팀원이다. 미래의 영양교사·영양사로서, 이들은 전공을 살려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알려 주자고 뜻을 모았다. 영양교실 수업은 이들의 봉사활동이다. 서수정(23)씨는 “요즘 애들은 편식이 심하다.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듯, 어린이들에게 고른 영양소 섭취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학교 밖으로 나온 것은 지난 2일부터다. 동아리는 학기 초에 만들었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경험을 듣고 싶어도 ‘영양교실’ 같은 봉사활동을 해 본 이들이 없었다. 그러던 5월 초, 삼성 에스디아이(SDI)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대학생 자원봉사 공모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이거다 싶어 신청을 해 뽑힌 덕분에 운영비도 지원받게 됐다.
이들은 두 달여 동안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아이들에게 먹거리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댔다. 지도 교수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을 듣고, 청소년단체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음식 선호도·아이들과의 소통법·게임하기 등을 익혔다. 이날 아이들은 양파·피망·오이가 들어 있는 미키마우스 주먹밥을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해치웠다.
이들은 10월까지 매주 한차례 ‘영양교실’을 계속 열 참이다. “불량 급식은 예산, 아이들에 대한 이해, 헌신이 모두 부족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고 맛있는 급식을 만드는 전문가가 될 겁니다.”
동아리를 이끄는 전소영(22)씨의 다짐이다.
천안/글 최예린 기자, 사진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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