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미 떼가 이동하는 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지난주 부산과 울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가 광범위하게 발생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괴담이 퍼지는 가운데,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나타난 개미 떼도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광안리해수욕장에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의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대형 지진이 곧 들이닥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함을 나타냈다.
부산 수영구는 “해마다 장마가 끝나면 광안리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장마 직후 개미 번식기를 맞아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떼지어 이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재호 부경대 교수(환경대기학과)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자연현상과 동물들의 행동을 연관하는 경우가 많다. 개미는 지진과 관계가 없더라도 이동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최근 부산·울산 등지에 발생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들과 어우러져 ‘지진 전조현상’ 괴담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5시30분께 부산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를 호소하는 신고전화가 수백건에 달했다. 냄새는 해운대구 중동, 남구 대연동, 동구 초량동, 사하구 괴정동, 강서구 명지동 등 해안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졌다. 이어 울산에서도 지난 23일 남구 지역을 중심으로 가스냄새 신고 전화가 집중됐다. 부산시, 울산시 등은 관계기관과 합동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현재까지 냄새 원인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가스냄새 현상이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원인에 대한 추측과 억측이 떠돌았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지진 발생에 앞서 분출되는 가스는 냄새 없는 라듐이다. 이번 가스냄새 현상은 지진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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