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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들강 성폭행·살인’ 피의자 법정행…15년 미제 진실 밝혀지나

등록 2016-08-07 14:32수정 2016-08-07 19:51

피해자 주검에서 채취한 DNA, 무기징역 수형자 것과 일치
광주지검 “성폭행 당한 직후 살해된 것으로 봐야”…법의학자 재감정 결과받고 기소
영구미제 사건이 될 뻔 했던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한겨레> 2015년 3월13일치 10면)의 피의자가 드러나 범행 발생 15년 6개월만에 재판을 받게됐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현재 강도살인죄로 복역중인 김아무개(39)씨라고 검찰은 밝혔다.

광주지검 강력부(부장 박영빈)는 박아무개(당시 17·고2)양을 드들강변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뒤 목을 조르며 강물에 빠뜨려 숨지게 해 살해한 혐의(강간 등 살인)로 김씨를 기소하고,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SBS 방송 화면 갈무리
SBS 방송 화면 갈무리

■DNA 못찾고 증거부족해 2차례 경찰·검찰 수사 허탕 박양은 지난 2001년 2월4일 오후 3시께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박양의 사인은 익사였지만 목이 졸리고 몸 속에서 남성의 체액이 나오는 등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박양 주변 인물 200여명의 디엔에이(DNA) 를 채취해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이 없어 결국 장기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다.

이 사건은 2012년 9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검이 2012년 8월 “박양의 몸속에서 채취된 체액과 강도살인죄로 복역중인 김씨의 디엔에이와 일치한다”고 경찰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박양 사건이 미제사건으로 분류되면서 박양의 주검에서 나온 체액의 디엔에이 정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검찰은 2010년 7월부터 시행된 '디엔에이 신원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디엔에이법)에 따라 강력 범죄자에게서 디엔에이 감식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다. 당시 김씨는 2003년 7월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전당포에서 동료와 함께 전당포 주인을 유인해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중이었다. 검찰은 수감중이던 김씨의 디엔에이를 채취해 박양의 몸속에서 채취된 체액과 일치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당시 김씨는 여전히 “(박양의 주검이 발견되기 사흘 전에) 성관계는 했지만, 죽인 사실은 없다”고 발뺌했다. 경찰은 2012년 10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하지만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2년여간 수사를 하고도 2014년 10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김씨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김씨가 범행을 부인했고, 부검의 소견상 체액 검출 기간이 3~4일이라는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해 강간살인죄로 기소하지 못했다. 치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시 진실찾기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 해 3월 박 양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박양 일기에 ‘매직’이라고 적혀있던 날짜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김씨 진술대로 사흘 전에 성관계를 했다면 당시 생리중이던 박양의 주검에 체액이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박양이 광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새벽 3시30분 집 부근에서 15.5㎞ 떨어진 나주 드들강까지 승용차로 24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범행 시간을 새벽 3시54분 이후부터 해뜨기 전인 아침 7시29분 이전으로 특정하는 등 다수의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광주지검은 지난 2월 수사전담팀을 꾸려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때마침 2015년 7월 31일부터 이른바 ‘태완이 법’이 공포·시행돼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 법에 따라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모든 미제살인 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검찰은 재수사를 통해 김씨가 박양을 성폭행 후 살해했다고 보고, 검찰시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지검은 “피고인의 체액, 피해자의 혈흔 검출과정 및 검출 부위, 동료 수감자 등 관련자 진술 뿐 아니라 ‘박양이 성폭행을 당한 직후 살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법의학자의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피해자를 강간한 자가 살해한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범행 당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처음 만난 박양을 성폭행 한 뒤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학교를 중퇴한 뒤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김씨는 박양의 집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은 집에서 외출하기 전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검찰 쪽은 “김씨가 범행 무렵 인터넷 채팅을 통해 여러 여자들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박양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전담수사팀을 꾸려 경찰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김씨의 동료 수감자 350여 명의 진술을 받고 김씨가 있는 교도소를 압수수색했으며, 범행현장에서 확보한 물적자료를 재감정하는 등 수사 고삐를 죄었다. 광주지검 쪽은 “‘망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향후 공판에도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철저하게 공소유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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