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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인이 미술관을 연 까닭은?”

등록 2016-08-12 16:35

김희정 대전작가회의 회장, 13일 보문산 기슭에 미룸갤러리 개관
미술과 문학이 교류하는 사랑방 구실, 개관기념해 김호석 展 열어
미룸의 하늘은 “그림 한 점, 시 한 구절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되길”
김호석 화백과 김희정 시인(왼쪽부터)이 12일 대전 대흥동 미룸갤러리에서 신기용 명상음악가의 개관축하 칼림바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호석 화백과 김희정 시인(왼쪽부터)이 12일 대전 대흥동 미룸갤러리에서 신기용 명상음악가의 개관축하 칼림바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대전 보문산 기슭 주택가에 빨간지붕의 단층 미술관 ‘미룸(美ROOM)갤러리’가 13일 문을 연다. 21평짜리 작은 갤러리의 주인은 시인인 김희정 대전작가회의 회장이다. 시인이 미술관을 연 까닭은 미술과 문학이 소통하는 공간이 그리워서다.

김 회장은 12일 “전에는 글쟁이들이 전시회 서문을 쓰고, 책이 발간되면 영락없이 교류하는 화가들이 그림으로 표지를 장식하는 등 글과 그림이 참 가까운 사이였는데 80년대를 지나면서 관계가 소원해 졌다. 미룸갤러리는 글과 그림이 다시 소통하는 가교 구실을 하고 싶다”고 개관 이유를 밝혔다.

갤러리는 그의 오랜 바람이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미술관 만들기에 나서 올 봄 내내 손수 집을 고쳤다. “가족·가정·가장의 중요성 같은 전통가치들이 희미해진 시기도 80년대가 아닌가 싶어요. 이런 가치들이 담긴 이야기가 있는 그림들과 함께 갤러리를 열게 돼 기쁩니다.”

미룸갤러리 개관전은 김호석 화백의 ‘사랑방 이야기’다. 다음달 10일까지 선보이는 이 전시회는 ‘어리광’(2013) 등 김 화백 특유의 담백한 수묵화들이 선보인다. 아파트가 멀리 보이는 산동네 골목길에 가면 지금도 만날 것 같은 사람들 모습과 40~50대 이상이면 누구나 기억 속에 남아있을 만한 장면들이 넉넉한 여백 속에서 눈길을 사로 잡는다.

김 화백은 “그림은 글없는 시이며, 시는 형상이 있는 글”이라고 글과 그림의 관계를 강조했다. 김 화백은 “전시 공간이 너무 작다는 이들도 있지만 이곳은 숨이 트이고 한 호흡도 공유하는 곳이다. 내 그림에 이야기가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림에 형상만 남기고 서사를 최소화한다. 보는 이들이 자유롭게 그림을 느끼게 하는 것은 예술이 갖고 있는 미덕”이라고 했다.

명상음악을 하는 평산 신기용 선생이 이날 개관을 기념해 칼림바를 연주했다. 13일 개관일에는 정진채씨가 이끄는 인디밴드 ‘진채밴드’, 푸른연극마을 대표인 연극배우 이당금씨 등이 기념 공연한다.

“현실이 배제된 예술은 공허합니다. 가족의 따뜻함을 떠올린다면 사회·정치적인 참혹한 사건·사고는 없을 겁니다. 이 공간의 그림 한 점이, 이곳과 교류하는 이들의 시 한수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김희정 관장과 김호석 화백이 함께 미룸의 하늘색을 소망했다.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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