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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강제동원됐다 수몰당한 해남광부들 71년 만에 추모제

등록 2016-08-16 14:14수정 2016-08-16 22:21

18일 해남 옥선창에서 광부 118명을 기리는 추모제
정부 세차례 조사하고도 후속조처 없어
“희생자 이름 새긴 추모비라도 세우고 싶다”
지난해 8월 해남 옥선창에서 열린 수몰 광부들을 위한 넋풀이해남군청
지난해 8월 해남 옥선창에서 열린 수몰 광부들을 위한 넋풀이해남군청
일제강점기 제주 진지공사에 동원됐다 억울하게 수몰당했던 해남광부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펼쳐진다.

전남 해남군 민간단체들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황산면 삼호리 옥선창에서 옥매광산 광부 118명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를 연다. 이날 행사는 억울하게 숨진 광부들을 기리는 합동제사로 시작해 한국무용가 한영자씨의 진혼춤, 화원고 음악교사 배진성씨의 추모가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추모제는 사건이 발생한 지 71년 만에 피해지역의 민간단체 주도로 치러진다. 지난해에는 광복 70돌을 맞아 극단 미암이 넋풀이를 진행한 바 있다.

황산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 희생자 유족회는 “몇몇 유족들이 합동제사를 지내왔으나 올해는 황산면과 문내면 사회단체들이 지역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학술발표회를 열고, 희생자·생존자의 이름을 새긴 추모비를 건립하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박철희(62) 유족회장은 “해남에 대략 60여명의 유족이 살고 있지만 강제동원자 명단조차 아직 모르고 있다. 정부가 세차례 조사를 하고도 추모비 하나 세우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남 옥매산 부근의 옥선창 부두해남군청
해남 옥매산 부근의 옥선창 부두해남군청

일본 아사다공업은 1924년부터 황산면 옥동리에 옥매광산을 개발해 명반석 고령토 납석 등을 캐냈다. 이런 광물들은 항공기나 특수기계 등을 제작하는데 쓰였다. 일제는 45년 3월 미군의 본토 공략이 임박하면서 제주도에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이들을 강제로 동원했다. 모슬포 등지 진지공사에 동원됐던 이들은 5개월 만에 해방을 맞자 어렵사리 배를 구해 고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225명을 태우고 해남으로 향하던 배는 완도군 청산도 앞바다에서 불이 나 침몰하고 말았다. 탑승자 중 한국인 222명 중 118명이 수몰됐고, 일본인 3명 중 2명도 숨졌다. 사망자의 나이는 16살부터 40대 중반까지였다. 생존자는 일제 경비정에 구조되거나 청산도까지 헤엄쳤던 한국인 104명과 일본인 1명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일제 경비정은 일본인 수습을 마치자 현장을 그대로 두고 떠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런 참사는 생존자 김백운(90·전남 목포)씨 등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정부는 57년, 2005년, 2012년 세차례 진상을 조사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조처를 하지 않아 유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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