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미국 시카고에서 5월 참상 진상 보도한 뒤 해직돼 옷 장사”

등록 2016-08-25 15:56수정 2016-08-26 11:42

24일 5·18언론상 공로상 받은 조광동 <시카고 한국일보> 전 편집국장 수상 소감 잔잔한 감동
조광동 전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의 수상 소감문 일부.
조광동 전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의 수상 소감문 일부.
“미국 시카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릴때만 해도 잔잔했던 마음이 광주가 가까워지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4일 5·18기념재단과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는 5·18언론상(공로상)을 받은 조광동 전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은 “그 가슴에 36년 전, 1980년 5월의 광주가 밀려왔다”며 미리 적어 온 수상 소감을 읽어갔다.

1975년 <한국일보> 외신부 기자로 재직하다가 시카고에 파견돼 당시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을 맡고 있었던 그는 5월 진상을 보도하게 된 경위를 담담하게 밝혔다. “광주 시민들의 분노한 함성의 파도가 미국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숨가쁘게 보도되면서 미국에 사는 동포들의 가슴에도 작은 물결이 일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은 80년 5월의 진실을 보도할 수 없었다. 조 전 국장은 “저는, 비록 미국 시카코의 한 모퉁이에서 작은 목소리지만, 이 시대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것은 용기가 아니라 용기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었고, 역사가 불의 속에서 격랑할 때 함께 항해하지 못하지만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려는 최소한의 인간도리였다”고 회고했다.

조광동 전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
조광동 전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
조 전 국장은 이 일로 신문사를 떠나야만했다. 그리고 “흑인과 히스패닉 동네에서 옷 장사를 시작했고, 기자에서 운동가가 됐다”고 한다. 그는 “기자의 길에서 탈선하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조국의 아픔에 동참할 수 있다는 위로와 치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월의 아픔을 씻어내고 광주는 한국 민주주의 성지, 시대의 선도자가 되었습니다. 망월동으로 간 열한살 소년의 영혼은 흙 속에서 쉰이 다 되었고, 설흔 다섯의 청년이었던 저는 미국에서 일흔살이 넘었습니다.”

80년 5월은 조 전 국장의 운명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미국 시민이 되는 선택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고 했다. 조 전 국장은 “영령들 앞에서 이 상을 받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 상은 정신의 고향을 잃고 방황했던 저에게 새로운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에 한 줄기 빛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전 국장은 “저의 선택으로 ‘외로운 길’을 선택한 아내와 함께, 그리고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기다림의 삶을 살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이 상을 받겠습니다.” 조 전 국장의 소감을 시상대 옆에서 듣고 있던 그의 아내가 결국 눈물을 흘렸고,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공감의 마음을 전했다.

조 전 국장은 1990년대 말 <한국일보 시카고> 편집국장으로 복직해 한미TV 부사장, 시카고 라디오 코리아 주간을 지내고 한국 이민자 문화 유산을 전승하기 위해 인터넷 박물관인 ‘코리안 아메리칸 헤리티지 소사이어티’를 발족하고 공동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5·18기념재단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