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2순환도로 유덕영업소에서 징수원으로 일하다가 무급휴직 통보를 받은 정아무개 공공비정규직 노조 지회장.
해고 통보를 받자 만감이 교차했다. 광주2순환도로(37.66㎞)의 4구간인 유덕영업소에서 일하는 정아무개(53)씨는 지난 5월31일 새벽 6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애초 징수원 44명 중 정씨 등 9명이 해고 대상자였다가 무급휴직 3명으로 조정됐다. 아시아도로관리㈜ 쪽은 지난달 1일 하이패스 개통에 맞춰 3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회사 쪽은 “하이패스 개통으로 필요한 징수원이 30명 선으로 줄어 평가를 통해 3명을 무급휴직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씨는 “무급휴직 대상자가 된 것은 노조 활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2013년 2월 공공비정규직 노조 지회 설립을 주도했다. 또 다른 1명도 노조 지회 총무부장이었다. 정씨는 “2년간 무급휴직 통보를 받은 뒤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다. 대학생 자녀의 등록금을 보태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이패스가 도입된 뒤 차량 통행량이 늘었다. 광주시는 송암영업소(3-1구간)와 유덕영업소에 시비 72억원을 들여 지난달 1일 하이패스를 설치했다. 소태영업소(1구간)에도 27억원을 투입해 하이패스 설치공사를 끝내고 다음달 1일 개통한다. 광주시 자료를 보면, 유덕영업소의 차량 통행량은 지난해 7~8월에 견줘 10.2%(38만6729대)가 늘었다. 광주시 도로과 쪽은 “2순환도로 3곳 영업소 가운데 공항과 광주시청에 인접한 유덕영업소가 통행량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하이패스 도입을 계기로 ‘구조조정’이 이뤄진 곳은 유덕영업소뿐이다. 송암영업소는 정규직(25명)뿐 아니라 단기계약직(5명)도 구조조정하지 않았다. 특임산업㈜이 위탁운영중인 소태영업소(1구간)도 근무자에 변동이 없다. 송암·소태 영업소 모두 다국적 투자사인 한국맥쿼리인프라투융자가 투자한 구간이다. 그런데 교원공제회,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기업 3곳이 투자한 4구간에서만 징수원들의 무급휴직을 둘러싼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홍기영 국장은 “특임산업의 위탁운영 영업소 2곳의 노동자 평균 월 임금은 175만원인 반면 유덕영업소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145만원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공비정규직 노조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정씨 등 3명을 무급휴직시킨 것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내 지난 11일 ‘부당 휴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아시아도로관리 쪽은 “판정문을 받지 못했다. 판정문을 받은 뒤 복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만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공공비정규직 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