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 3월 중국인 관광객 4500명이 치맥 파티를 벌인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치맥 파티'를 상징하는 조형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상징 조형물은 치맥 파티 때 맥주를 무료로 제공한 맥주 업체에서 맥주캔 4500개를 활용하여 제작한 뒤 인천시에 기증한다.
인천시는 이 상징 조형물이 중국 기업 임직원 포상 기업회의를 인천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올해 안에 조형물 설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기념 조형물을 설치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인데다 관광객 유치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또 하나의 도심 흉물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공공의 도시공간에 상업주의 발상의 조형물을 설치하려는 천박성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그동안 설치된 수많은 조악한 조형물과 시설물들이 관광의 논리로 공공의 공간을 점령해왔고, 계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커 치맥 파티 기념 조형물이 추진 중인 월미도에는 인천상륙작전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비롯해 연평해전 조형물 등 전쟁 관련 조형물이 여럿 있다.
월미도 입구의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서 차이나타운, 신포동 특화 거리에 이어 최근에는 인현동 삼치 거리, 동인천역에 이르기까지 정체성 없는 외관 꾸미기가 이어져왔다. 시민사회 등에서 “관광객을 끌기 위한 조형·시설물의 무분별한 설치로 도시공간의 품격이 상실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는 30일 ‘인천 도시 공간과 지자체의 공공조형물(시설물) 설치,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민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얄팍한 역사문화 인식과 눈요깃거리의 천박하고 일방적인 관광정책·사업 때문에 기존 마을의 정체성이 완전히 사려졌다. 동네를 유치원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공간은 시민 모두의 것이며, 특정인의 소유물 또는 사유화 대상이 아니라는 각성이 필요하다. 도시 및 도시공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정립하는 사고 접근과 조형물 설치에 대한 인천시 차원의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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