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잃어버렸다” 속여…광주 아파트서 잇따라
경찰 “현관문 따기전에 경비 거치도록해야”
열쇠수리공을 불러 아파트 문을 딴 뒤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대담한 도둑들이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광주 북부경찰서도 31일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 집이 비자 열쇠수리공한테 문을 따게 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정아무개(25·여·광주시 북구 우산동)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 8월7일 저녁 7시께 광주시 북구 오치동 ㅎ아파트 홍아무개(24·여)씨 집을 찾았다가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자 전화를 걸어 외출 사실을 확인한 뒤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땄다.
정씨는 수리공한테 2만원을 주고 ‘언니가 제주도로 놀러갔는데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속인 뒤 문이 열리자 집안을 뒤져 냉장고 안의 봉투에 들어있던 현금 40만원, 목걸이, 팔찌 등 금품 100만원어치를 훔쳐 나왔다.
경찰은 목격자인 수리공과 이웃, 피해자인 집주인의 진술을 토대로 정씨 추적에 나서 경기도 용인에서 붙잡았다.
광주 서부경찰서도 이날 광주시 서구 내방동 ㅎ아파트에서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딴 뒤 여권 1장과 금품 2만원을 털어 달아난 30대 남자 절도범 수사에 착수했다.
이 절도범은 지난 26일 오후 2시40분 아파트 13층 현관문의 잠금장치가 고장나 열리지 않는다며 수리공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수리공이 문을 따자 2만원을 치르고 태연하게 집안으로 들어가 여권과 현금 등을 털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5년 가까이 범죄신고를 받아왔지만 빈집 현관을 수리공한테 열게 한 뒤 태연하게 들어가는 ‘간 큰 도둑’은 드물다”며 “번거롭지만 현관문을 열려면 수리공이 아파트 경비원을 거쳐야 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