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를 만나 ‘불평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북미를 순방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와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을 잇따라 만나 ‘불평등’ 해결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2011년 ‘정보비대칭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진보적 경제학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를 만난 박 시장은 “한국의 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운을 뗀 뒤, 상위 1%가 사회의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내년 (한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1대 99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도 경기침체 때문에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2009~2015년 사이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며 “2009~2012년 3년 동안 경제성장의 91% 가량의 혜택이 상위 1%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1%가 아닌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업으로 일하는데 저소득으로 전락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도 돈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낸다. 세금 제도의 허점을 고쳐 소득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내도록 해아 한다. 경제가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돕고,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탄소세 도입 등을 조언했다.
박 시장은 이에 “탄소세는 화석연료 억제,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세입 증가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라며 “그렇게 거둔 세금으로 사회적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한다면 불평등을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국 경제학자들과 만나 이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게 어떻겠냐. 한국이 스티글리츠 교수의 이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시험장이 될 것”이라는 박 시장의 제안에 스티글리츠 교수도 “아주 좋다”고 수락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에는 뉴욕에서 인터넷매체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허핑턴 포스트>를 떠나 건강 매체인 <스라이브 글로벌>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허핑턴은 “미국 사회가 너무 극단으로 치닫다 보니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에게 국민들이 투표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했다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에게 패배했던 허핑턴은 “나는 그때 당선되지 못했지만 큰 실패 뒤 <허핑턴 포스트> 설립에 도전해 더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었다”며 “실패가 두려워서 꿈에 몰입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자신을 믿고 도전하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언론인으로서 가장 성공적인 새 매체를 만들고, 또 일과 삶의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자신을 전환시키는 게 새로운 실험이고 새로운 기업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한겨레>와 손잡고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를 설립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프랑스의 <르몽드>, 인도의 <타임>처럼 <허핑턴 포스트>는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그 나라의 주요 매체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다. 한국에서 경험은 아주 좋게 기억한다. 앞으로 <스라이브 글로벌>과 한국 언론의 협력도 기대한다”고 답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