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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립여고, 나이스 무단 접속해 생활기록부·점수 조작

등록 2016-09-07 11:55수정 2016-09-07 21:46

광주경찰청, 교장·교사 등 13명 업무방해 혐의 입건
성적 좋은 학생들 생기부 수정하고
학부모한테서 돈 받고 점수 조작
접속 권한 없는 교사들에게 무단 접속케 해
“어? 왜 수학성적이 2등급이 됐지?”

광주의 한 사립여고 2학년 ㄱ양은 지난 2015년 1월 수학과목에서 1등급이던 성적이 2등급으로 바뀐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ㄱ양의 담임 교사는 누군가 수학 성적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학교에 이의를 제기했다. 조사 결과, 학년부장이자 수학 담당 교사인 박아무개(39)씨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ㄴ양의 수학 점수를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ㄴ양의 수학 점수는 74점에서 78점으로, 72점에서 80점으로 각각 수정돼 1등급(4%) 맨 마지막 등수에 들도록 조작됐다. ㄴ양의 수학 점수는 조작된 지 20여 일만에 원래 점수로 되돌려졌다. 앞서 박 교사는 ㄴ양의 학부모한테서 “아이를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ㄴ양은 서울 소재 명문대에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일부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임의로 조작한 혐의(공전자기록 위작 등)로 이 학교 전 교장 ㄷ(62·8월 정년퇴직)씨와 학년부장 박씨 등 교사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에 무단 접속해 성적을 조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전 교장 ㄷ씨는 올해 2월24일부터 3월10일까지 박씨 등 이들 교사 2명에게 나이스에 무단 접속해 2학년생 12명과 3학년생 13명 등 모두 25명 학생들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교사 2명은 전 교장의 지시에 따라 나이스에 229회나 무단 접속해 학생 25명의 생활기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36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학년부장이 대부분 1등급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관리하면서 생활기록부 교과목 세부 능력과 특기사항을 수시 전형에 유리하도록 수정했다. 예를 들면, 영어 과목의 경우 ‘수업시간 중 영작문을 발표하는 등 독특하고 창조적인 학생이다’라는 식으로 수정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명문대 수시 전형 지원 학생들의 교과목 등급이 모두 최상위급으로 변별력이 없어 생활기록부에서 세부 특기사항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 관리의 허점도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나이스 접속 권한은 교장이 부여하며, 나이스에서 생활기록부 입력과 수정은 담임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학교 전 교장은 나이스 접속 권한이 없는 학년부장에게 임의로 권한을 부여해 생활기록부를 수정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나이스 체재에서 교장이 부당하게 다른 교사에게 나이스 접속 권한을 부여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최근 광주시교육청이 나이스에서 접속 권한을 부여받을 때 나이스에서 전자 결재를 받도록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심화반’을 운영하며 교부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이 학교 교감과 교사 등 8명, 행정직 직원 2명 등 10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교육부와 교육청이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지원한 교부금 9000만원을 성적 상위 10% 학생들을 위한 과외 교습 수당과 방학 중 자습 감독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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