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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 지자체 보조금 횡령 관행 과감히 청산하라

등록 2016-09-08 17:00수정 2016-09-0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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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일부 언론사 대표와 간부 등이 자치단체에서 행사 보조금을 받아 회사 운영비 등으로 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는 사실이 <한겨레> 9월6일치 14면 ‘충북지역 언론사 5곳 지자체 보조금 횡령’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동안 숱한 소문 속에서도 설마 했던 일인데 이번에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언론사들이 다퉈 걷기, 산행, 마라톤 대회 등에 행사를 하는 데는 단순히 문화예술 체육 진흥에만 목적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뭔가 남는 게 있으니 경쟁적으로 행사를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있었다. 보조금을 온전히 행사에만 쓴 게 아니라 행사 경품을 구매하면서 부풀린 구매 대금을 지급했다가 되돌려 받아 회사 운영비로 썼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참 씁쓸하다. 그동안 건강한 지역 언론이 꼭 필요하다며 지역 언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언론사마다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려올수록 자치단체 보조금 행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실제 청주시는 지난 2010~2014년까지 5년간 지역신문사들이 여는 걷기·산행·마라톤 등 40차례 행사에 13억3960만원을 지원했다. 2014년에만 ○○일보 주최 걷기대회 1710만원, ○○일보 주최 마라톤대회 4050만원, 00일보 걷기대회 3780만원 식으로 비슷비슷한 행사에 4억5천여만원을 썼다. 한 신문사는 두 종류의 걷기대회를 하면서 보조금 75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민간단체들이 여는 체육 행사에는 천만원 넘게 지원한 적이 없는 청주시가 언론사 주최 행사에는 팍팍 지원했다. 청주시는 행사 참여 인원을 고려해서 책정한 예산이라고 밝혔을 뿐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충북지역 일간신문 한 달 구독료는 1만3천원이다. 2015년 한국ABC협회 인증 발표 결과 유료부수는 적은 신문이 3826부, 가장 많은 신문이 6557부다. 지역 일간신문의 광고 비중 역시 전체 지면의 15%를 넘지 않으며, 그나마 지자체 광고가 대다수다. 실제 지역 언론사는 지자체 후원으로 생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자치단체는 광고·공고료, 간담회 명목 기자 밥값, 문화예술 체육 행사 보조금, 언론사 공연 표, 각종 연감·도서 구매 등으로 지역 언론사 운영을 여러모로 돕고 있는 형편이다. 지자체 지원 없이 지역 언론이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조금 횡령사건 이후 지역 언론 환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언론은 범죄 행위에 대해 당연히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와 함께 언론사에 보조금을 남발한 지자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충북민언련은 그동안 공정하게 예산을 써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해왔지만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주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쓸 때 집행 기준을 세워 집행하고, 공정한 심사와 사후 검증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보조금 환수 조처가 제대로 되는지부터 철저히 살펴봐야겠다.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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