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지난 1월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닥터헬기.충남도 제공
술을 마시고 ‘닥터 헬기’(응급 구조 헬기)에 올라가 장난을 치다 헬기를 부순 남성 3명이 자칫 각자 수억 원대 수리비를 물어 줄 처지에 놓였다. 헬기 운용사가 최근 경찰에 낸 가견적서를 보면, 헬기 수리에 약 22억원이 들 것이란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18일 “닥터 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쪽이 수리비 산정을 위해 최근 경찰에 제출한 가견적이 21억8천여만원이다. 가견적은 소요 예상 최대 수리비 개념이며, 대략 18개 항목의 부품 교체·수리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정영림 충남도 식품의약과 응급의료담당 주무관은 “정확한 수리비는 정비를 맡은 이탈리아 제작사가 산출하고 있으며, 조금 더 기다려야 나올 것이다. 보험사가 수리비를 지급한 뒤, 보험사가 헬기를 파손한 이들에게 상당한 금액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임장빈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 형사과장도 “헬기 수리비용은 보험사, 운용사 등이 알아서 할 문제지만 대략적인 파손 정도를 알아보려고 견적서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높은 수리비가 책정됐다. 헬기를 파손한 이들은 보험사가 수리비용의 상당 부분을 청구하면 엄청난 부담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애초 헬기 파손 정도 등에 비춰 수억원 안팎의 수리비가 예상됐지만 이탈리아 헬기 제작사가 정밀 검사를 했더니 헬기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가 지난 1월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닥터헬기.충남도 제공
앞서 ㄱ(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11일 밤 9시55분께 천안시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응급대기하고 있던 닥터 헬기 프로펠러에서 미끄럼을 타는 등 장난을 치다 헬기를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입건됐으며, 지난달 검찰에 송치된 뒤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원으로 알려진 이들은 당시 술을 마시고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한 때 단국대병원에서 일하기도 한 의사였다.
경찰은 “이들이 술김에 이곳에 들어갔고 닥터 헬기 인줄 몰랐다고 했지만, 진술의 진위를 떠나 과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정확한 수리비, 과실 정도 등은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충남도가 80여억원을 들여 도입한 닥터 헬기는 초음파 진단기 등 응급장비를 갖추고, 의료진·환자 등 6~8명을 태우고 시속 300㎞가 넘는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나르는 응급실’로 불린다.
지난 7월까지 이미 100차례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등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는 닥터 헬기 파손 뒤 대체 헬기를 투입해 응급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충남도가 지난 1월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닥터헬기.충남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