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담담
복지공동체 여민동락 대표 살림꾼 또 이름이 바뀐다. 올 해부터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가 ‘행정복지센터(행복센터)’로 바뀐다. 2007년 52년 만에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꾼 지 9년 됐다. 당시 복지·문화·고용 등 주민생활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통합기관으로 만든다는 것이 주민센터 전환의 이유였다. 이제 다시 전문인력 배치와 맞춤형 복지, 읍면동 복지허브화가 명분이다. 행복센터는 그 이름처럼 기존 행정기능에 복지 기능을 강화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현판을 바꾸는 것은 물론 버스정류소·도로표지판·지하철 안내도와 지역안내도·관광안내도 등 각종 안내판의 명칭까지 내년까지 모두 손봐야 한다. 대략 175억이 든다는 통계다. 예산낭비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건 그렇다 치자. 문제는 뭐가 달라지느냐에 있다. 행복센터라는 새로운 이름에 맞는 내용이 채워진다면, 다짜고짜 예산낭비라고 힐난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되어가는 모양새를 보니 뭔가 찜찜하다. 전문인력에 ‘전문’이 없고, 맞춤형에 ‘맞춤’이 보이질 않는다. 마땅히 전문인력을 대대적으로 읍면동에 보강하고 배치할 줄 알았는데, 실상은 딴 판이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익숙한 순환보직일 뿐 사람도 거의 늘리지 않고 사회복지직도 드문드문이다. 결국 공직사회 내부에서부터, 이름만 바뀌고 명분만 요란하지 주민센터니 행복센터니 해봐야 무슨 변화가 있느냐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앙 정부가 희망복지지원단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고,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구성할 때도 그랬다. 실정에 맞는 내용과 사람을 준비시키는 일보다, 명칭으로만 변화를 설파한 꼴이었다. 촘촘한 대책없이 복지 현장을 몰아세운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각종 복지정책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복지예산도 급격히 늘어난다.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한 수준의 혜택을 나눠줄 수 있는 인력과 조직이 있어야 한다. 늘어나는 업무를 기존 조직에 떠맡기는 주먹구구 복지행정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복지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주민들의 고난과 가난에 집중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인력과 조직을 정밀하게 갖춰야 한다. 지자체도 할 일이 많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여전히 아웃사이더다. 어떤 지자체 혹은 대부분의 지자체엔 사회복지직 사무관 한 명 없는 게 현실이다. 승진과 보상에서 다른 직렬에 비해 차별적 우대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대체로 공직사회에서 사회복지사의 전문직 업무에 대한 대내외적 인식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우선 사회복지공무원들을 복지부서의 수장이 되게 해야 한다. 사회복지 전문성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기획과 처방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나눠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복지 업무는 서류행정으로만 해결할 수 없고,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여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휴먼서비스이자 감정노동이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읍면동 행복센터에 맞춤형 복지팀이 만들어지면, 응당 사회복지직을 우선 배치하는 게 상식 아니겠는가. 360여 가지나 되는 복지급여를 이해하고 집행할 사회복지 전문 공직자들을 양성하고, 이를 사회복지직들이 설계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사명을 함께 부여하는 게 옳다.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기회에 사회복지공무원에 대한 승진과 보상체계에 있어서 합리적인 예우안을 만들자. 나아가 공무원보다 더 열악한 민간 영역의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근무환경과 처우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기회로 삼자.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듯이, 복지의 질은 사회복지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심하고 이름까지 바꿔서 행복센터로 전환한다니, 이번에야말로 이름 값을 하게 하자. 새로운 출발 행정복지센터! 행복센터에서 행복을 찾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제대로 활용하라. 그게 해답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