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부산시 제공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터졌을 때 일본의 침략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경상도 수군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경상우수사 원균만이 소수의 병력으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전라좌수영에 합류했다. 왜군은 당시 바다와 맞닿아 있던 부산 동구 범일동 자성대를 비롯한 부산포를 중심으로 전쟁 물자를 수송했다. 조선 조정은 왜군의 보급선을 끊으려고 수군에 해상 봉쇄를 지시했다.
전라좌수사 이순신과 전라우수사 이억기는 그해 8월24일 전남 여수항에서 출진해 경남 통영 사량 앞바다에서 경상우수사 원균의 함대와 합류했다. 당시 조선 수군 연합함대 규모는 판옥선 44척 등 모두 166척이었다. 이순신은 경남 거제도를 거쳐 부산 낙동강 하구를 봉쇄하고 대기했다. 이어 9월1일 부산 가덕도에서 출발해 영도 쪽으로 나아갔다. 당시 부산포에는 왜군 8000여명과 430여척의 함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순신은 전 함대가 길게 늘어서는 장사진(長蛇陣)을 펼쳐 부산포로 기습 돌진했다. 조선 수군은 포구에서 화포 공격으로 왜군의 함대를 격파했다. 왜군은 배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가 조총을 쏘며 저항했다. 조선 수군은 왜군 함선 100여척을 격침하거나 불태운 뒤 가덕도로 돌아가 연합함대를 해산했다. 부산포해전에서 대패한 왜군은 이후 조선 수군의 공격에 정면 대응을 피하고 해전을 회피하는 전법을 주로 사용했다.
부산시는 1980년 부산포해전 승전을 기념해 이날의 양력 날짜인 10월5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지정했다. 중구 용두산공원에선 부산항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볼 수 있다.
올해로 부산포해전 424돌을 맞은 ‘부산시민의 날’ 행사가 10월5일 전후로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이날 시청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연다. 10월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동래구 사직운동장에서는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이 열린다. 10월9일 부산시민공원에서는 ‘희망세상 만들기 생명나눔 걷기대회’가, 10월19일 부산시민회관에서는 ‘한마음 경로 대잔치’가 각각 펼쳐진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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