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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예술인 30% 연 1천만원도 못 번다

등록 2016-10-05 16:31수정 2016-10-05 21:26

민인철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실태 조사’
예술인 공공영역에서 지원할 ‘사다리 정책’ 절실
“‘광주가 예향이라구요?”

30대 중반의 전업 화가 ㄱ씨는 4일 광주 예술인들의 생활 실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하하~” 헛웃음부터 지었다.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는 그는 가끔 대리기사로 일하며 벽화 그리기에도 참여한다. 생계를 위해서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한다. 지난해 목돈을 들여 개인전을 열었지만, 작품을 사는 이가 많지 않았다. ㄱ씨는 “생활비가 더 많이 드는 40~50대 화가들은 더욱 힘들다. 많은 선배 화가들은 미술학원으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아 소문내지 않고 ‘대리기사’로 일한다”고 말했다.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도시 광주에서 정작 화가·문학인 등 예술인들은 겸업하지 않고는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연구원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월간 소식지 <광전리더스>를 보면, 광주지역 예술인 가운데 29.7%의 연간 소득이 999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인철 책임연구위원은 ‘2016년 광주지역 예술인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광주지역 19살 이상 예술인 291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설문한 결과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응답자의 관련 분야는 미술(18.3%)→문학(17.4%)→연극(15.1%)→음악(12.8%)→국악(12.3%)→무용(6.4%) 순이었다. 응답자의 4대 보험 가입률도 40.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51.6%가 겸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예술계 입문 뒤 1년 이상 예술 활동을 하지 않는 경력단절 경험률은 50.2%나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예술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민 연구위원은 “청년 예술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영역의 생활예술 어드바이저(자문역)나 코디네이터로 채용하는 등 ‘청년예술인 사다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예술정책을 펴길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희원 화가는 “예술인들이 활력을 찾아야 도시에 영적인 기운이 스며 아름다워진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면 활발히 움직이지만, 작가들의 개인전 등 ‘실핏줄 예술’은 거의 정지된 상태다. 자치단체에서 1년에 일정 예산을 투입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상징적으로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구환 한국미술협회 광주지부 기획분과위원장은 “시와 구청이 전속작가를 뽑아 일정 기간 지원하고 전시까지 할 수 있는 예술인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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