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울산지부, 여성 알바 노동자 실태조사 발표
48% ‘외모 품평’ 경험, 사업장 30% 모집공고에 외모 기재
48% ‘외모 품평’ 경험, 사업장 30% 모집공고에 외모 기재
지난 8월 서울의 한 음료 매장이 아르바이트(알바) 여직원을 모집하면서 ‘외모에 자신 있는 분만 지원하라’는 구인 공고를 냈다가 비난을 산 일이 있다. 울산에서도 많은 여성 알바 노동자들이 채용에서부터 근무조건과 환경 등 여러 방면에서 남성 노동자들에 견줘 부당한 차별과 불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 울산지부는 지난 9월 한달 간 지역 여성 아르바이트노동자 126명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했더니 이들의 47.6%가 ‘일하면서 고객, 다른 직원, 사업주 등으로부터 외모 품평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들이 일하는 사업장 10곳 가운데 3곳꼴로 모집공고에 외모 관련 사항을 기재하고, 4명 가운데 1명꼴로 일하면서 용모와 관련해 벌점이나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43.6%는 일하는 중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 무시당하고, 21.4%는 음식 서비스나 설거지 등을 도맡는 등 남성 노동자와 비교해 업무 관련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3명 가운데 1명은 일하는 중에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까지 경험했다고 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차별을 받으면서도 여성 특성에 따른 근무조건이나 환경 등의 배려나 보장은 전혀 받지 못해 88.9%가 생리 기간에 일하는 데 불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하면서 갖가지 불법·부당한 일을 겪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여도 47.6%가 주변의 지인들에게 얘기하는 데 그치고, 27.8%는 ‘그냥 참는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하거나 시민단체 등에 제보한다는 대답은 각각 1.6%와 2.4%에 불과했다.
이들이 알바를 하는 이유는 절반 가까운 46.8%가 ‘생계를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나머지는 23.8%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려고’, 11.9%가 ‘여행을 위한 목돈 마련’ 등의 이유를 댔다.
알바노조 울산지부는 “여성 알바 노동자들이 일하며 겪는 문제들 대다수는 성차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 알바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사업주도 문제지만 성차별적인 사회가 그대로 사업장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새하 지부장은 “사업장에서 필요한 업무 대다수는 외모와 전혀 상관없고 대부분의 알바 목적이 생계유지를 위한 것인데 꾸미기를 강요하는 것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지출을 강요하는 것이다. 또 용모를 이유로 벌점을 주거나 지적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인권침해”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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