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학생 7명의 그림전시회가 31일부터 6일간 열린다. 학생들의 그림들로 꾸민 행사 안내장 뒷면. 전주상업정보고 제공
“겨자씨보다도 작았던 희망이 담쟁이넝쿨처럼 뻗어 세상을 향하고 있다.”
전북 전주상업정보고 특수학급 3학년 5명과 2학년 2명 등 장애인 학생 7명이 그림전시회를 연다.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북도교육청 앞 아무갤러리에서 자신들이 직접 그린 작품 14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이름은 ‘민들레 홀씨 되어’라고 지었다. 이유는 지금까지 의지할 수 있었던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나가서 자립을 잘하도록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비장애인에게는 소묘와 데생 등 그림 기초작업이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이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비율을 계산해 밑그림을 그려야 하지만 그 작업이 녹록지 않다. 명암을 넣는 것도 연필을 잡고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원뿔 하나를 그리려 해도 삼각형과 원을 수백번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생들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 동안 1주일에 3번 2시간씩 지도받았다. 한 학원교사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70여회에 걸쳐 학생들을 가르쳤다. 폭염이 맹위를 떨친 지난 여름에도 수업을 강행했다. 이런 노력으로 학생 중 4명은 전북과학대 디자인과에 합격했다. 이들은 지난달 한자 6~7급 시험에도 합격해 수학 가능성과 열정을 인정받았다.
그림을 시작한 것은 장애인 학생들이 비장애인 교사의 말은 잘 이해 못 해도 자신들끼리는 서로 소통을 잘하는 또래 학습의 중요성 때문이다. 또 장애아들은 갑자기 돌출행동을 하는 난폭성 경향이 있는데 이를 그림을 통해 치유하려는 것이다. 보통 때에는 차분히 앉아 있지 못하는 학생들이 그림을 시작하면 2시간을 넘어도 꼼짝하지 않고 몰두했다고 한다.
이들 학생은 미술심리치료사의 꿈을 꾸고 있다. 이정우(18·3학년)군은 “미술심리치료사의 길을 가서 나처럼 장애가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요즘 가수 서영은의 노래 <혼자가 아닌 나>를 가장 많이 부른다. “이제 다시 울지 않겠어. 더는 슬퍼하지 않아…내게 멈추던 조그만 슬픔도 날 따라오지 않게”라는 노랫말이 좋단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첫 결실인 전시회를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은주(54) 교사는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 그동안 울타리가 돼 주던 학교가 무엇을 해주도록 의탁하지 말고, 자기 주도적으로 세상을 향해 스스로 개척하기를 바란다. 학교는 중간 구실을 했지만 언제까지 그 역할을 대신 맡아 줄 수 없다. 이번 전시회가 당당하게 나가는 시발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장애인 학생 7명의 그림전시회가 31일부터 6일간 열린다. 학생들의 그림들로 꾸민 행사 안내장 앞면. 전주상업정보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