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소리연구회가 주관하는 우도 동굴 음악회 ‘우도 동굴 판타지’가 30일 오후 2시30분 동안경굴에서 열린다.
“영주산 동쪽 머리, 사산을 진 자라(鰲) 춤추면서 기울어/ 천년 비궁(?宮)의 모습, 깊은 바다에 잠겼어라/ … / 물은 오열하고 구름 짙어져 사람 근심 속 빠뜨리니/ 황홀하다, 돌아옴이여! 아직도 꿈속인 듯 몽롱하기만 하네”(충암 김정의 ‘우도가’)
제주의 섬 속의 섬 우도에서 동굴음악회가 열린다. 국내에 동굴음악회를 처음 소개한 성악가 현행복씨가 이끄는 동굴소리연구회가 주관하는 이번 음악회는 올해로 21번째를 맞는다.
‘충암 선생의 우도가(牛島歌)를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우도 동굴 판타지’는 16세기 초인 조선 중종 때 제주도에 유배된 충암 김정이 남긴 칠언고시 ‘우도가’를 소재로 삼았다. 이 시는 우도 동굴을 환상적으로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음악회는 1부 동굴 판타지 ‘구(口)·수(手)’와 2부 동굴의 현묘한 이치 ‘악(樂)·가(歌)·무(舞)’, 그리고 관객과 함께 노래 부르기로 이뤄진다. 1부에서는 음악단체 자작나무숲지기인 우상임씨가 ‘백학’과 ‘베사메무초’를 아코디언으로 독주한다. 특별 이벤트로 제주체임버코랄 여성합창단이 한시를 노래하고, 베이스 박근표·소프라노 현선경씨가 한시를 낭송하는 한편 서예가 박동규씨가 한시 ‘우도가’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를 한꺼번에 선보인다.
2부에서는 시앤시(C&C)앙상블이 기악합주로 모차르트의 ‘소야곡’을, 테너 현행복씨가 제주민요 서우젯소리와 이어도사나를 부르고, 김희숙제주춤아카데미대표 김희숙씨가 함께 공연한다.
음악회를 주관한 현행복씨는 “제주인의 생활미학이자 창조적 예술전통인 변통의 정신을 적용해 자연동굴을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해 악·가·무가 혼합된 통합예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굴음악회가 열리는 우도 검멀레 해안의 동안경굴(일명 고래 콧구멍굴)은 해식동굴로 밀물 때는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외부로부터 쏟아진 빛으로 인해 낮에 동굴 천장에 달이 뜬 것 같은 비경을 연출해 ‘주간명월’이라는 이름이 붙은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동굴소리연구회가 주관하는 우도 동굴 음악회 ‘우도 동굴 판타지’가 30일 오후 2시30분 동안경굴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