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북 익산 원광고에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원광고 제공
“(정유라) 누나! 이화여대 합격한 거 축하해. (우린) 부모님이 평범하셔서 비싼 말은 못 사주신대…”
전북 익산 원광고등학교 학생들이 1일 교내 3곳에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에 의견표시를 한 것이다.
이날 ‘원광고교 학생회 일동’ 명의로 붙은 대자보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최순실로부터 나온다’는 제목으로 헌법 1조를 풍자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사는 건가요.…그저 한 명의 종교인의 손에 한 나라 대통령의 생각과 발언이 바뀌고, 돈과 부모 잘둔 덕으로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무참히 짓밟히고 찢어버리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학생회는 “대통령님께서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그녀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오십시오”라고 적었다.
1일 전북 익산 원광고에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원광고 제공
또 ‘까면 깔수록 나오는 양파 같은 정치판’이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는 청소년들답게 ‘라임’(rhyme·음조가 비슷한 글자)을 맞춰 정부를 비판했다. ‘정치판은 난장, 최순실이 대장, 대통령은 그저 실장, 이 상황은 막장, 정유라는 된장…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그들의 꼬장’과 같은 형식이다.
원광고 학생회는 ‘정유라,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 그 능력으로 대학갔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는 “우리 학생들은 공평한 시스템에서 심사받은 권리가 있고, 그럴 것이라는 믿음으로 공부하고 있어. 우리의 꿈과 희망 그리고 조금이나마 남은 마지막 믿음을 지켜줘”라고 바람을 담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1일 전북 익산 원광고에 최순실씨 딸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원광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