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내려와라~당장”, “하야하라~당장”
5일 오후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박근혜 하야송’이 울려 퍼졌다. 이날 금남로 전일빌딩 앞 거리에 모인 3천여명의 시민들은 ‘아리랑 목동’을 개사해 붙인 ‘박근혜 하야송’을 큰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시민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책임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민주주의 광주행동, 백남기농민 광주투쟁본부, 사드저지 광주행동 등이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광주본부’ 주최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백남기 농민 추모와 박근혜 퇴진 촉구를 위한 광주시국촛불대회’라는 제목의 집회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단체, 정당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집회장 연단에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이 걸렸다.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이나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시국촛불대회 연단에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시민들은 연단에 올라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보는 심정을 절절하게 털어 놓았다. 한 대학생은 “집에 있다가 부끄러워서 나왔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아무개씨는 “우리 국민이 어디에 가서 얼굴을 들겠느냐? 창피하다. 서민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고교생들이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거리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교복 차림의 고교생들도 거리에 나왔다. 친구 4명과 촛불을 들고 있던 이도여(고2)양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나도 마치 바보가 된 느낌이 들어 처음으로 집회하는 데 나왔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김아무개(33·광주시 금호동)씨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너무 억울해서 나왔다. 이런 집회에 나와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 참여했던 김아무개씨는 참담한 표정으로 촛불을 든 채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쳤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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