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10시 전남 보성군 보성읍 보성장례식장에 도착한 운구행렬을 맞이하는 촛불과 살풀이 공연
“아이고 우리 형님, 혼이 되어 오시는구나.”
전남 보성농민들이 5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주검을 눈물로 맞이했다.
농민들은 이날 밤 10시 보성읍 송재로 보성장례식장에서 서울대에서 발인한 뒤 400㎞를 달려 고향에 도착한 백씨의 주검을 따뜻하게 맞았다.
농민들은 보성에서 20㎞ 떨어진 화순군 이양면까지 만장을 단 차량 20여대를 보내 운구행렬을 인도했다. 이어 장례식장 들머리에선 손에 손에 촛불 300여개를 밝혀 마중했다.
김정섭(57) 전국농민회총연맹 보성농민회 사무국장은 “형님이 보성을 떠나신 지 1년 만에 차디찬 주검이 되어 돌아오셨다. 비록 몸은 가셨지만 세상을 바꾸는 한알의 밀알이 되셨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농민 최용추씨는 “일년을 기다리다 이제 눈물마저 말라버렸다. 그와 함께 농사짓던 행복한 시절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숙연해 했다.
농민들은 주검을 안치한 뒤 장례식장에서 ‘생명과 평화의 일꾼, 고 백남기 농민 추모의 밤’을 열어 밤늦게까지 백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주민 문삼제(48)씨는 “분노와 울분으로 끝내지 않겠다. 실의와 슬픔에 빠져있지 않고 그가 꿈꾸던 세상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보성군민들은 이날 저녁 6시 반부터 3시간 동안 보성역 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백씨의 분향소에 꽃을 바쳤다.
백씨 유족과 보성농민회는 6일 오전 보성군 웅치면 부춘리 백씨의 생가로 주검을 운구해 제사를 지낸다. 광주전남진보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 보성역 광장에서 지역주민의 추모사와 살풀이 공연 등으로 짜여진 노제를 진행한다. 이어 보성역~보성읍사무소~보성군청 1㎞ 구간에서 운구행진을 한 뒤 노제가 치러질 광주 5·18 민주광장으로 떠난다.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유우종 기자
5일 밤 백남기씨의 운구행렬이 보성에 도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