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원 탄 관광버스 넘어져 26명 사상

경부고속도 회덕분기점 인근, 4명 사망·8명 중상
대둔산 산행길 가다 사고 “끼어든 흰색 차량 피하려다…”

6일 오전 119 구조대원들이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 인근 관광버스 전도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조하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관광버스가 무리하게 끼어드는 승용차를 피하다 넘어져 타고 있던 산악회원 4명이 숨졌다. 경찰은 사고를 유발한 흰색 승용차 운전자를 찾고 있다. 6일 오전 9시30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 인근(부산 방향 278㎞)을 달리던 ㅇ관광 소속 경기76아××××호 전세버스(운전사 이아무개·55)가 오른쪽으로 넘어져 50여m를 미끄러진 뒤 갓길 구조물을 들이받고 멈췄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고아무개(59), 김아무개(66), 이아무개(75)씨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50대 여성 등 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쳐 대전 을지병원 등에서 치료받았다.

탑승객들은 “관광버스가 3차로를 달리고 있는데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끼어들기를 해 이를 피하다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관광버스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마구 흔들리더니 옆으로 쓰러져 ‘쿵’소리가 났다. 미끄러지던 버스가 멈춘 뒤에도 차 안 곳곳에서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119구조대원들이 6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 인근 관광버스 전도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조하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사고가 난 관광버스에는 경기도 수원의 ㅅ산악회 회원 48명과 운전사 이씨 등 정원(46명)을 초과한 49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새벽 수원 화성에서 출발해 전북 완주 대둔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대전 인근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아무개(70)씨는 “우리는 등산하는 산악회원들이어서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놀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미한 부상 등 별다른 이상이 없는 탑승객 20명은 간단한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운전사 이씨와 탑승객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탑승객과 운전사가 모두 ‘흰색 차가 끼어들어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함에 따라 관광버스의 운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버스의 차량운행영상(블랙박스)을 확인한 결과, 소나타로 추정되는 흰색 승용차가 갓길 쪽에서 3차로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상을 보정해 차량번호를 확인한 뒤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전사 이씨의 음주 여부도 조사했는데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대전/송인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