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남대 기계공학과 학생과 교수들이 4일 4년 연속 학내 최우수학과로 선정된 뒤 인증패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이 학과는 스프링 장학금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자심감과 학습동기를 높이고 있다. 사진 한남대 제공
대전 한남대(hannam.ac.kr)에는 공부를 잘하면 절대 못 받는 ‘스프링 장학금’이 있다.
이 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들이 기금을 모아 2004년부터 제자들에게 주는 이 장학금이 눈길을 끄는 것은 공부 잘하는 학생은 절대 못받는 장학금이기 때문이다. 학점이 꼴찌권인 학생들 가운데 평균평점이 가장 많이 오른 학생이 수혜 대상이다.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학업 진보상인 셈이다.
‘스프링 장학금’은 제자들이 지방사립대라는 단점을 딛고 수도권·국립대와 경쟁하는 실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교수들의 마음을 담았다. 서영성 공과대학장은 “학생의 실력은 자신감과 학습 동기에 비례한다. 성적을 올린 학생에게 한 번 더 껑충 도약해 자신감도 가지라는 의미로 학기마다 2~3명에게 70만~100만원씩 스프링 장학금을 준다”고 밝혔다.
이 장학금은 12년 동안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두 차례 학사경고를 받아 제적 위기에 놓였던 한 학생은 이 장학금을 받고 분발해 성적장학금까지 받았다. 이 학생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학금을 받게 돼 학업성취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과에 면학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취업률도 높아져 2013년 취업률이 96%(전국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학과는 1997년 신설돼 학교 막내급이지만 ‘스프링 장학금’에 힘입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이 대학의 최우수학과에 선정됐다.
학과장 박문식 교수는 “이런 분위기가 학교 전체로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4일 학교발전기금 2천만원을 기탁했다. ‘스프링 장학금’은 우리 학과만의 독특한 장학금 제도로, 앞으로도 교수들이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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