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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촛불, 시민정치의 시작

등록 2016-11-09 15:15수정 2016-11-09 21:29

이야기 담담
강위원
여민동락공동체 대표 살림꾼

정확히 ‘정치쇼’다. 청와대, 검찰, 새누리당이 벌이는 수습책은 ‘박근혜 게이트’를 적당히 봉합하려는 출구전략 술수다. 미련하게도 이에 야당이 오락가락 정국수습 주술에 빨려들고 있다. 국회 주도 거국내각 총리 후보 운운하는데, 거리의 저항이 고작 총리 한 명 바꾸자고 하야와 퇴진을 외치겠는가. 거국내각 구성하면 문제가 다 풀리는가. 비겁하게 대통령 2선 후퇴란 또 뭔가. 물러나지 않으면 당장 탄핵절차를 밟으면 그만이다. 탄핵정국으로 가면 대통령 축출이 어려워진다고? 숫자가 부족하다고? 그런 걱정하지 마시라. 어물쩍 눈치 보기 대신 거리의 저항을 믿고 헌법(탄핵)으로 저항해야 하는 게 야당의 소임이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 나와서 정치를 그 무슨 고차방정식 풀 듯 포장하지 마라. 국민들이 호락호락하질 않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대구에서 광주까지, 진보에서 보수까지 너나없이 한목소리다. 촛불로 못 바꾸면 항쟁으로 바꿀 태세다. 탄핵에 동의하지 않는 국회의원들? 그때가 바로 정치적 사망 선고받는 날이 될 것이다.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 앞에서 자진사퇴 의사가 결코 없는 대통령을 끌어내릴 합법적 방법이 탄핵 외에 뭐가 있겠는가. 상황이 이런 정도면 탄핵하고 구속하는 게 국민 앞의 정의다. 아직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익숙한 변명은 사절이다.

대통령 당사자가 임명한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 설마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는가. 벌써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저 꼴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야당은 당장 ‘박근혜 특검법’부터 제정해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이 땅에서 말도 안되는 사람과 세력이 준동하지 않도록 뿌리를 뽑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박근혜로 상징되는 부패 극우세력에게 정처 없이 휘둘린 다수 국민의 환상이 산산조각이 날 수 있도록 ‘정치 교과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대선도 개헌도 선거법·정당법 개정도 그다음이다. ‘박근혜 특검’없이 형사처벌 만무하고, ‘합법적 탄핵’ 없이 하야 퇴진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번 주말 거리의 저항은 ‘시작’이어야 한다. 헌정 중단과 경제 위기 불 지피며 피해가려는 정치쇼에 맞서 끈질기게 궐기해야 한다. 역풍 운운하는 ‘평론’에 주저해서는 답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엄호하는 정치인과 국민이 있다면, 그들이 이미 공범이다. 촛불로 거리의 저항을 이어가고 마을마다 만민공동회를 열어 ‘시민 정치’의 판을 깔자. 대통령을 향해선 퇴진하라 압박하고, 마을에서 모이면 직접민주주의로 정치를 토론하자.

시민정치는 단순하다. 정치와 행정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개입하고 불복종하며 정당정치를 견인하고 대체하는 직접민주적 행동이다. 정치가 정당엘리트들 중심의 대의민주주의로 제한되어선 영원히 ‘진정한 공화국’을 만들 수 없다. 투표할 때만 정해진 상차림에 표를 던지는 주권자에게 온전한 주권이 주어지질 않는다. 온 마을에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얘기하고 새로운 세상의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정치마당이 펼쳐져야 한다.

우리도 이제 새로운 정치적 상상을 해 나가자. 정권 교체를 넘어 다시 시대 변혁을 꿈꿔가자.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스페인의 포데모스, 아이슬란드 해적당도 주목하자. 현 정치세력 주도로 정권을 교체하면 새 세상이 오겠는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희망의 정치란 없다. 바뀔 때마다 희망을 걸고, 바뀌고 나면 절망에 빠진 적이 한 두 번인가. 박근혜 게이트는 비단 새누리당에만 책임을 물을 사안이 아니다. 이토록 참담한 농단과 붕괴를 어떤 정당은 주도하거나 방치했고, 어떤 정당은 무능하게 끌려다녔다.

박근혜 특검법으로 추상같은 ‘정치 교과서’를 만들고,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항쟁의 결실을 거두고, 시민 직접정치를 시작으로 역진 불가능한 자치와 민주공화국의 시대를 열자. 정치의 주인으로, 권력의 주체로 서는 길!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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