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비상시국회의' 발족식에서 한 시민이 ‘그네 언니, 버텨 우주의 기운이 도울거야'라는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인천지역 시민사회, 노동 등 60여개 단체와 시민들은 ‘인천비상시국회의'를 발족하고 “국민의 분노는 애초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자가 대통령 자리에 있으면서 파괴된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 민생을 이제는 국민의 손으로 되살리겠다는 절박한 외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인천비상시국회의는 9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비상시국회의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고, 집권세력과 전경련으로 대표되는 재벌 등 지배세력 전체가 공모하여 국가권력을 독점하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 사건이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어 “부정의 한 권력의 카르텔 속에서 헌법에 규정된 삼권분립의 원칙은 무너지고 청와대, 정부, 국회 모두 자신의 역할을 방기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전횡, 세월호 참사 진실 은폐, 역사교과서 국정화, 개성공단 폐쇄, 사드 미사일 배치 결정, ‘일본군 위안부’ 관련 졸속 한일 협정 등의 반민주적·반평화적·반역사적 정책들이 가능했다”고 규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피해자처럼 굴고 있는 재벌 역시 사실상 박근혜, 최순실과 공범들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비상시국회의는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에 삼성, 현대, 엘지 등 재벌들이 돈을 냈고, 돈이 입금된 다음 날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노동개악 관련 법안, 경제 활성화법,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 등을 국회에서 시급히 처리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주문한 법안은 규제 완화와 재벌 특혜, 공공서비스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확대와 직결되는, 재벌들에게 수십조원의 이득을 보장하게 될 법안들이라는 것이다. 최순실씨에게 푼돈을 쥐여주고 수천만 청년,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들의 민생을 파탄 내는 정책을 입안하게 한 재벌 역시 국정농단뿐 아니라 민생 농단의 주범들이라는 비판이다.
인천비상시국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 최순실 등 직접적인 사건 연루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은 물론 공범인 새누리당과 재벌 등 지배세력 전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서실장 출신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학재 의원, 전 청와대 대변인 민경욱 의원, 대통령을 누나라 부르는 윤상현 의원 등 인천지역에는 박근혜 정권의 실세라 불리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이들 실세 정치인들도 공동의 책임을 지고, 제기되는 의혹들을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인천비상시국회의는 △박근혜표 나쁜 정책인 노동법 개악, 성과 퇴출제, 한일위안부 야합,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사드 배치, 핵발전소신설 등의 중단과 폐기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 공공기관 파업 등 국가적 현안의 즉각적 해결 △민주주의 쟁취, 노동기본권 및 민중생존권 쟁취, 새누리당과 전경련 해산, 청 와대·검찰을 비롯한 주요 권력기관과 언론기관의 적폐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인천비상시국회의는 오는 17일까지 참여 단체별 지역 거점을 선정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 거리서명과 족자 펼침막을 게시하기로 했다. 또 10일과 17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부평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 문화제와 시민 대행진을 하기로 했다.
한편 인천청년유니온, 청년광장 인천지부, 알바노조 인천지부 등 인천지역 청년단체는 10일 새누리당 인천시당 당사 앞에서 인천 청년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인천 청년단체는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대통령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 나야 하며, 또한 새누리당도 이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새누리당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1000인의 청년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9일 인천지역 58개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인천비상시국회의'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