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시청 앞에서 장애인 70여명이 내년 장애인 자립 지원금 예산 규모를 20명 수준으로 늘릴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거주시설을 나와 홀로서기를 하려는 장애인들이 늘어나는데도 광주시의 장애인 자립 지원금 내년 예산은 제자리 수준이어서 장애인 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광주시 쪽의 말을 종합하면, 관내 장애인 6만8423명(인구 대비 4.6%) 가운데 시설(23곳·정원 739명)에 거주하는 이는 625명 정도다. 시는 내년 ‘탈시설 장애인 자립지원금’으로 10명당 5천만원을 책정했다. 2011년 2명(1천만원)에서 시작해 2013년 4명(2천만원), 2014년 6명(3천만원), 2015년 8명(4천만원) 2016년 10명(5천만원)으로 늘었으나, 내년 예산은 동결됐다. 이경 시 장애인시설 담당은 “탈시설 자립 희망자는 예년보다 3~4명 정도밖에 더 늘지 않는다. 자립한다고 하면 추경을 통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시가 내년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금을 20명(1억원)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재단법인 광주복지재단이 지난 8월 내놓은 ‘자립생활 희망자 사례회의 자료’를 보면, 시설 14곳에 거주하는 장애인 104명 가운데 79.2%인 42명이 자립 욕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황현철 광주복지재단 장애인지원단장은 “자립희망자 42명을 다 만나 자립 의지를 확인했다. 설문에 응답하지 않은 나머지 9곳의 시설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이 자립 희망자라고 볼 수 있다. 시의 전향적인 정책 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탈시설 자립 지원금의 실질적인 액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도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현섭 광주장애인정책연대 집행위원장은 “8평짜리 영구임대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1300만~1400만이 드는데 50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복지기금 이자를 활용해 장애인들이 시설에 거주하면서 미리 1년 단위로 적립한 액수만큼 지원하는 ‘매칭’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2011년부터 해마다 5억원씩 적립해 오던 장애인복지기금(26억원 적립)의 내년 할당분을 예산으로 세우지 못했다.
장애인단체는 “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인 복지관,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등으로 ‘자립생활 지원 네트워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임혜련 장애인 거주시설 협의회 회장은 “자립해서 나가면 일단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을 기뻐한다. 하지만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휠체어 이동 문제 때문에 화장실 구조를 변경한 뒤 나가면 원상 복구해줘야 한다는 점 등을 어려움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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