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 시국미사 9일 저녁 전주 중앙성당에서 열려
이병호 주교가 직접 집전…신부와 수녀·신자 등 1200여명 참여
전동성당까지 구호 외치지 않고 침묵으로 촛불행진 펼쳐
천주교 전주교구가 9일 저녁 시국미사를 마치고 중앙성당에서 전동성당까지 구호를 외치지 않고 행진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천주교 전주교구 시국미사가 9일 저녁 7시30분 전북 전주 중앙성당에서 신부, 수녀, 시자 등 1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입당성가 ‘불의가 세상을 덮쳐도’를 부르며 시작한 이날 미사는 천주교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가 집전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물질, 권력, 명예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기회로 쓰면 큰 은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이를 위해 봉사하면 전폭적인 지지를 국민이 줄 수 있다.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을 위해 일을 하면 기쁨과 보람이 강물처럼 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또 대구의 한 여고생이 촛불집회에서 했던 말을 인용했다. 이 주교는 “이 여학생이 ‘박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권력을 가졌고, 그 지위만큼 책임이 커진다. 하지만 권력을 사사로운데 사용하고 제멋대로 누군가에 위임하는 등 권력을 남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국민을 농락한 자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우리 주권자는 알아야 할 이유와 권리가 있다. 청소년들이 꿈을 꿀수 있도록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국민의 99%인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국민을 무시한 전 교육부 간부의 말도 인용했다.
신자들은 정의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희망했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만큼, 민주주의 행진을 위해 백성의 뜻이 하느님의 뜻이기에 평화로운 국가로 거듭나도록 기도했다.
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시국선언문을 김창신 신부가 낭독했다. 시국선언문에서 “국민주권과 법치주의를 유린한 대통령은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국정농단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하며, 정의에 위배되는 죄악의 구조를 반대하는 가톨릭교회는 정의구현 소명이 등불을 밝힐 것”이라고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미사를 마친 뒤 전동성당(풍남문광장)까지 1.4㎞ 구간에 걸쳐 ‘나가라 박근혜’,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촛불행진을 벌였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앞으로 민주주의 회복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펼침막을 성당에 내걸고, 박 대통령이 물러나도록 촛불집회에 동참을 권장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시국미사가 9일 전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박임근 기자?
앞서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오후 5시 전주시 서노송동 세이브존 앞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열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고 풍남문광장까지 행진했다. 풍남문광장에서는 저녁 6시30분부터 박근혜 하야 콘서트가 전주민족예술인총연합 주관으로 열려 노래·공연과 함께 박근혜 하야와 정권 퇴진을 외쳤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9일 오후 5시 전주시 서노송동 세이브존 앞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박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