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전 둔산동 대전지검 앞 인도에 누군가 태극기에 검은 천을 두른 `근조 대한민국' 빈소를 차려 놓았다.송인걸 기자
대전시내에 태극기 영정과 빈소가 등장하고, 세종시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친필 휘호 표지석 철거 주장이 나오는 등 박 대통령 퇴진 요구가 커지고 있다.
14일 대전 둔산동 대전지검 앞 인도에는 검은 천을 두른 태극기 액자 앞에 향을 피우는 ‘근조 대한민국’ 빈소가 차려져 눈길을 끌었다. 빈소에서 만난 시민 정태용(52·탄방동)씨는 “누군가 나라가 엉망이니 정신 차리자는 취지로 설치한 것 같다. 취지에 공감해 가다 말고 향을 피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친필 휘호로 제작된 세종특별자치시 표지석.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제공
세종시청에 설치된 박 대통령의 휘호 표지석을 철거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국민의 퇴진 요구를 받는 대통령의 휘호가 세종시를 대표하는 것은 세종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수치”라고 밝혔다. 김수현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표지석 휘호는 애초 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잘못된 발상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 플러스알파’를 공약했으나 취임 뒤 세종시를 방치했다. 원칙과 신뢰를 상실한 대통령으로서 스스로 표지석을 철거하지 않으면 세종시민의 힘으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표지석은 지난해 7월 세종시 청사 개청에 맞춰 박 대통령이 친필로 ‘세종특별자치시청’이라고 써서 보낸 것이다.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행동과 시국선언 등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아침 7시, 낮 12시, 오후 5시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교육청과 시청역에서 ‘박근혜 정권 규탄’ 선전전을 펼쳤다. 배재대 교수 78명은 15일 낮 12시 학교 21세기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한다.
민주노총·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대전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이 참여한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14일 저녁 7시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앞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 행동’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결성을 시민에게 알리고, 큰마을네거리~은하수아파트~방죽네거리~타임월드까지 1.6km를 행진했다.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15일 조직개편을 위한 참여단체 회의를 열 참이다. 이 단체는 “사상 초유의 국기 문란, 국정농단 사태를 맞았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만이 국민주권과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주장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조기대선 실시를 국민 요구로 확산해 나가기 위한 범국민 투쟁 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 155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박근혜 퇴진 전국비상국민행동이 꾸려졌다. 대전도 이에 동참하는 단체들이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결성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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