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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적 해남 녹우당 옆에 왠 숙박시설?

등록 2016-11-15 16:28수정 2016-11-15 21:21

해남군, 고산 윤선도유적지 100여m 인근 ‘유스호스텔’ 건축 신청 심의
전문가들 “민원인 이의 제기할 땐 지침 따르지 말고 심의 필요” 지적
국가사적인 전남 해남의 윤선도 고택인 녹우당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대규모 민간 숙박시설이 건립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남군은 해남읍 연동리에 ㄱ씨가 2필지 2656㎡(800여평)의 터에 신청한 숙박시설 건축허가를 심의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ㄱ씨는 이곳에 바비큐장이 포함된 22실 규모의 ‘유스호스텔’형 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 9월 초 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ㄱ씨가 건축허가를 신청한 곳은 국가사적 제167호인 녹우당 등 고산 윤선도(1587~1671) 유적지와 불과 1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녹우당 바로 옆 고산 윤선도 유적박물관엔 공재 윤두서(1668~1715) 자화상(국보 제240호) 등 국보급 문화재와 유물들이 보관·전시돼 있다.

녹우당같은 국가지정 문화재 500m 이내의 개발행위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를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은 각 자치단체가 문화재별로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해남군도 2010년 12월 녹우당 인근의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을 확정했다. 문화재 보존구역은 1~3구역으로 나뉘는데, 숙박시설 건축허가 신청지는 문화재보존구역 중 2구역에 해당한다. 1구역은 개발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되지만, 2구역은 건물의 높이와 형태, 기울기 등의 규정만 지키면 된다.

해남군 문화재팀 쪽은 “건축계가 협의 요청을 해 와 ‘2구역엔 건축물 높이가 7.5m 이하, 지붕은 가로가 10m, 세로 3m 정도 경사면 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군 건축계 쪽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끝난 상태여서 허가를 안 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도 “해남군의 확정 기준안에 위배되지 않아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를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산 윤선도 문중에선 “숙박시설과 바비큐장이 건립되면 고기 굽는 냄새로 사적지의 경관은 엉망이 될 것이다. 화재 위험이 있는 곳에 국가 문화재를 어떻게 보관할 수 있겠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도 해남군과 문화재청이 국가 사적 주변의 개발행위에 대해 문화재 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고 결정한 것은 절차상 문제라고 지적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해남군이 기준안(지침)을 갖고 있더라도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전문가 2명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며 “지침보다 법이 더 우선이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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