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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권리와 용역 억제를 위한 행정자료실 만들자

등록 2016-11-16 15:28수정 2016-11-16 22:01

이야기 담담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최근 알 권리에 대한 시민 인식의 변화에 따라 행정정보 공개청구가 많아지고 있다. 행정서비스가 시민 생활에 직·간접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권리 행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회현상이다. 행정자료는 일반시민뿐만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연구자들에게도 다양한 시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익한 자료이다.

이와는 다른 형태의 행정자료로 용역 결과물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기관 여러 부서에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술 용역과 학술 용역을 발주하고 있고 이들 용역보고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행정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에 반영돼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을 분석할만한 전문성이 없거나 사업에 대한 합리성을 부여하기 위해, 혹은 감사에 대비하기 위해 불필요한 용역 발주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용역심의위원회가 검토를 하고 있다.

행정기관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발주해 정책에 반영하지만 활용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다. 예를 들면 제주도는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중산간 지역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하수, 경관, 생태등급 관련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했다. 또 환경총량제 시스템과 연안 관리를 위한 각종 데이터 등도 구축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런 자료는 해당 부서 중심으로 관리돼 사용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들 자료는 개발의 형태와 범위,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 개발자뿐 아니라 사업용역을 맡은 기업체에는 중요한 행정자료이다. 물론 필자와 같은 연구자에게도 학술적 분석자료로서 활용가치가 크다.

일본 도쿄도의 경우 행정자료실이 별도로 설치돼 시민과 기업인, 연구자들이 도시, 건축, 농수산, 복지 분야 등 각 부서의 다양한 행정자료들을 유료로 살 수 있고 연구용역 보고서 등 행정보고서 역시 유료로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자료의 제공 측면뿐만 아니라 시민의 알 권리를 일정 부분 보장해 주고, 세금을 들여 제작된 데이터를 수요자들에게 제공, 공유함으로써 행정자료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점, 행정기관의 정책과 추진사업의 내용을 일정 범위 내에서 공개함으로써 행정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정처리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행정정보공개제도를 통해 기본적인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행정기관에 민원성 정보공개요청을 함으로써 공무상 지장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행정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부서별로 여러 가지 행정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자료 제공이 일방적이고 여러 부서별로 분산돼 활용에 제약이 크다. 게다가 용역보고서의 경우 용역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는 있으나 여전히 중복적이고 자체적으로 검토 가능한 수준의 용역을 발주하는 경우도 많아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자료실의 기능을 강화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행정자료실은 행정의 보안과 개인정보의 침해 등과 관련해 일정 부분 검토를 거쳐 최대한 개방해야 하고 용역을 통해 가공, 생산된 각종 사업타당성 용역보고서, 각종 기본계획 조사보고서 등 다양한 자료들도 디지털화해 열람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행정도서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연간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발주하는 각종 용역이 자료 공유 등을 통한 사전검토를 못해 중복 발주를 하는 등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행정서류는 일정 기간 보관 뒤 폐기하고 용역보고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료의 흔적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세금으로 만든 귀중한 행정자료들은 해당 부서의 몇몇 사람들만이 소유하기보다는 공유의 가치를 높이도록 행정자료실을 만들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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