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최주영씨가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있다.
“국회의원 김진태씨, 70년생 개띠 그만 욕보이시고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물러나시죠!”
19일 오후 강원 춘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에 ‘김진태 개소리에 쪽팔려서 못 살겠다!!’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이 등장했다. 김 의원이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촛불’에 대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펼침막을 들고 나온 ‘춘천 70년생 개띠 모임’의 회원인 최주영(47)씨는 “막말하는 사람한테 ‘보통 개소리 한다’고 말한다. 김진태 의원의 계속된 막말 때문에 우리 개띠들이 이유없이 욕을 먹고 있는 셈이다. 참다못해 개띠 모임 친구들과 펼침막을 들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주영씨가 펼침막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게 된 또다른 이유는 최씨의 두 아이 때문이다. 최씨는 “김 의원의 발언을 전해들은 아이들이 ‘엄마 이 나라에 과연 희망이 있어? 우리가 뽑아 놓은 국회의원이 막말을 하는데 우리가 누굴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박 대통령도, 김 의원도 그렇고 지금은 나라 꼴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김진태 의원 탓에 춘천이, 시민들이 욕먹고 있다. ‘앞으론 춘천으로 놀러 가지 않겠다’거나 ‘닭갈비도 안 먹을 거다’는 식의 얘기까지 듣고 있다.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며 속상해했다.
최주영씨와 춘천 70년생 개띠 모임 회원들은 촛불집회가 끝날 때까지 서서 펼침막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춘천/글·사진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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