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을 배경으로 한 박진영의 작품 <시선의 경계선>
대구 도심지에 자리잡은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 여성들의 삶과 인권을 다룬 전시회가 열린다.
대구여성인권센터는 오는 23일부터 12월4일까지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회관 3층에서 자갈마당을 다룬 그림, 사진, 만화, 무용, 설치미술 등 작품을 선보인다. 센터는 “도시개발 등으로 묻혀지는 도시의 어두운 역사 자갈마당을 중심으로 장소와 역사, 인권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박진영 센터 대표는 “이 전시회에서 자갈마당이라는 비공식 공창이 어떻게 해서 100년 동안 존재할 수 있었는가 하는 반인권적 부문을 드러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에는 12명의 작가와 ‘프로젝트빈중심’이라는 미술팀 1곳이 참여한다. 무용가 겸 안무가인 박진영은 작품 <시선의 경계선>을 통해 “여성들의 삶과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퍼포먼스를 펼치고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언니의 배>를 제작한 윤동희는 “나비와 꽃이 그려진 평범한 꽃신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일제-미군정-한국전쟁-개발독재-현재로 이어지는 자갈마당의 역사를 나타내준다”고 말했다.
<그녀의 방>을 출품한 임은경도 “자갈마당은 근처를 지나다닐 때 마치 알면서 모른 척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은 지나쳐버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진정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곳의 언니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대구에서 사진책을 펴내는 작은 출판사 ‘사월의 눈’을 운영하는 정재완도 <사진책, 자갈마당 제작을 위한 편집기획회의>를 내놨다. 이 프로젝트에서 정재완은 자갈마당을 한권의 사진책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밖에도 김태권, 오석근, 이범용, 이수영, 전리해, 정용국, 정유진, 황인모가 출품했고, 최윤정이 기획했다. 12월2일 오후 7시쯤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출품 작가들이 한데 모여 토크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대구시 중구 도원동에 자리 잡은 자갈마당은 100여년 동안 지속해왔다. 1946년 공창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꾸준히 영업을 해왔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제정된 뒤부터 성매매업소가 크게 줄어 현재 48곳에서 종사자 250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여성인권센터 제공
윤동희가 만들고 있는 작품 <언니의 배>의 제작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