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문화원 등 29일 탄생 91주년 숭모제 강행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적절치 않는” 반대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적절치 않는” 반대
충북 옥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의 생일(11월29일)을 맞아 숭모제가 열린다. 지역 시민단체는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를 파탄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옥천문화원 등은 27일 “육영수 여사(1925~1974)의 탄생 91주년 맞아 29일 오전 11시 옥천 관성회관에서 숭모제를 연다. 최근 관련 단체 회의에서 ‘10여년을 이어온 행사이고,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지 않다’고 의견이 모여 숭모제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숭모제는 최근 최순실 사건으로 악화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탄신 제례에 이어 육 여사 약력 소개, 생전 활동 영상 시청, 헌화 등 30여분 동안 조촐하게 진행한다. 문화공연을 취소하고 참석자도 종친 등으로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옥천군은 이 숭모제에 700만원을 지원한다.
‘육영수 숭모제’ 강행 소식에 옥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옥천지역 17개 시민·노동·사회단체로 꾸려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은 26일 대표자 회의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해 피의자로 전락하고 민주주의를 뒷걸음치게 한 장본인인데 그 어머니인 육영수씨의 숭모제를 지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옥천군의 행사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오대성 이 단체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숭모제 행사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과 숭모제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육영수씨는 1925년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에서 태어났으며, 옥천문화원과 옥천 육씨 종친회 등은 해마다 육영수씨가 숨진 8월15일에 추모제, 생일인 11월29일에 숭모제를 지냈다. 옥천군은 2011년 37억5천만원을 들여 허물어진 육영수씨 생가를 복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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