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 <귀신보다 무서운> 포스터 전주 창작극회 제공
경찰과 검찰의 부실수사 등으로 논란을 빚다가 지난달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이 연극으로 다시 탄생했다. “국가는 모두에게 정의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전북 전주 창작극회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귀신보다 무서운>을 이달 2~18일 전주시 경원동 창작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극본을 쓰고 조민철씨가 연출을 맡았다. 사회적 약자 3명이 억울하게 희생돼 비극적인 삶을 이어왔는데, 그 책임의 중심에 공권력으로 대변되는 국가의 폭력이 존재하고, 억울한 3명이 세상에 이런 부조리함을 바로잡아 달라고 외치는 것이 작품 기획의도라고 창작극회는 설명했다.
작품은 범인을 추적하지 않는다. 다만 진범이 세상으로 다시 나와 죄를 고백하고, ‘범인을 만든 범인’은 당시 수사를 맡은 경찰과 검찰 등이라는 것을 대비해 보여준다. 작품은 그냥 묻힐 뻔한 이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린 당시 전주교도소 천주교 교화위원 박영희(66)씨가 나라슈퍼 할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이 석연치 않은 점을 의심하고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시작한다. 변호사는 이 사건을 파헤칠수록 수사과정의 허점과 경찰의 권력남용 등을 알게 되고, 진범의 자백과 진술에도 판결이 뒤바뀌지 않는다.
극본을 쓴 곽 교수는 “피해자인 삼례 3인조보다 진범의 마음 상태와 사죄를 하게 된 배경 등을 따라가는 데 중점을 뒀다. 죄를 고백한 진범보다는 가짜 범인을 만든 이들이 더 지탄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시간은 80분이고 관람료는 전석 1만5천원이다. 월요일은 쉬고 평일 저녁 7시30분, 주말은 오후 3시 공연한다. (063)282-1810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 <귀신보다 무서운>의 공연 모습. 전주 창작극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