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서문시장 상인들, 박대통령 방문에 “대화 한마디 없이…”

등록 2016-12-01 16:49수정 2016-12-01 18:29

상가연합회 회장과만 10여분 화재현장 둘러보고 돌아가
“자기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럴 거면 왜 왔나” 싸늘
시민행동은 “퇴진” 피켓시위…일부선 “파이팅” 환호
1일 오후 1시 40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서 박 대통령이 10분 만에 서문시장을 떠나자 4지구 상인들이 취재진을 향해 박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일 오후 1시 40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서 박 대통령이 10분 만에 서문시장을 떠나자 4지구 상인들이 취재진을 향해 박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큰 불로 점포 679곳이 잿더미로 변한 대구 서문시장을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찾았다. 하지만 그동안 박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아줬던 서문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무관심하거나 싸늘했다. 박 대통령은 상인연합회장 등의 현장 안내를 받았고 화재로 점포를 잃은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별다른 말 없이 10분 만에 서문시장을 떠나 상인들이 반발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오후 1시30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 도착해 불에 탄 4지구를 10분 동안 둘러봤다. 상인 20여명이 박 대통령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를 했다. 나머지 대부분 상인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무관심했다. 서문시장에 있는 점포는 4600개가 넘는다.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들은 4지구 상인 50여명이 몰려들었다. 한 상인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박 대통령을 향해 “화재민들 한 번만 보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예”라고 대답한 뒤 바로 승용차에 올라 서문시장을 떠났다. 화가 난 4지구 상인들은 취재진 앞에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상인들 중에서는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회장과만 화재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김 회장에게 “어려울 때마다 찾아왔던 곳인데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지원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큰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큰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4지구 상인 도기섭(63)씨는 “대통령이라는 분이 오셨으면 피해 상인들과 대화 한 마디는 하고 가야하는 것 아니냐. 이럴 거면 도대체 뭐하러 온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4지구 상인 최유연(75)씨는 “대통령이 그래도 상인들 모아놓고 죄송하다고 하고, 뭘 어떻게 하겠다고 말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도 경상도 대통령이라 우리에게 뭐라도 하나 약속하고 갈 줄 알았는데 이럴 줄 몰랐다”라고 혀를 찼다.

4지구 상인 정성분(68)씨는 “대통령 온다고 해서 두시간 기다렸는데 대통령은 아무 말도 없이 4지구만 한 바퀴 둘러보고 가버렸다. 아무리 자기가 힘들어도 그렇지 우리한테 이렇게 하면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대구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자주 찾았던 곳이다. 박 대통령이 태어난 곳(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과는 서쪽으로 1㎞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서문시장 상인들은 박 대통령이 올 때마다 늘 환호를 보냈다. 그런 서문시장 상인들이 이날 처럼 박 대통령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1일 오후 1시30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옆 동산네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일 오후 1시30분께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옆 동산네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구의 85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이날 긴급성명을 내어 “서문시장 방문을 과거처럼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50여명은 이날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에 맞춰 서문시장 옆 동산네거리에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서창호(43)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사과도, 아무런 지원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방문한다는 것은 정치적 행위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지금 박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런 식의 방문은 진정성도 없고 상인들을 정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