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강원 춘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위해 ‘하야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오신애씨.
“따끈한 ‘하야 커피’ 무료입니다. 몸 좀 녹이고 가세요.”
3일 강원 춘천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무료 ‘하야 커피’를 제공하는 푸드 트럭이 등장했다. ‘카페 트빌리시’라는 이름이 붙은 푸드 트럭엔 ‘하야! 공짜! 무료! 커피값은 근혜한테 받을게요!’ ‘하야 커피! 하야 둥굴레! 박그네는 집에 가서 뒹굴래!’ 등이 적혀 있다.
이날 ‘박근혜 퇴진과 김진태 사퇴’를 촉구하는 춘천시민들을 위해 하야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 사람은 양양에 사는 오신애(34·여)씨. 오씨는 2002년식 낡은 중고 트럭을 타고 2시간30분을 달려 춘천에 도착했다. 그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커피와 둥굴레차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간호사 출신인 오신애씨는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이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고 믿고 있다. 그는 “촛불집회는 평일에 뉴스를 보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국민들끼리 치유하는 축제와 같은 것이다. 집회라고 하면 ‘어 무섭다’고 나오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끼리라도 보듬으면서 위로가 되고 서로 치유가 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 “최소한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오로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했다.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변명했다.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도 ‘너네끼리 싸우는데 시간이 걸릴 테니 해봐라’며 허허허 웃는 기분이 들었다. 굉장히 불쾌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씨는 탄핵 부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민심이 이렇게까지 난리를 치는데 탄핵 부결 사태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이 정치에 분노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국민은 우려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민심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신애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번진 촛불집회가 대한민국 변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치인은 국민이 뽑아 준, 월급을 주는 고용인일 뿐이다. 국민의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당장은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이만큼 힘이 있고, 목소리를 내는 나라라면 그들도 앞으로 눈치를 보고 주의를 할 것”이라며 웃었다. 춘천/글·사진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3일 강원 춘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위해 오신애씨가 ‘하야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