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초대 작가인 홍성담씨가 2014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작품 <세월오월> 앞에서 `외압' 논란 의혹을 밝히고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외압으로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작품 <세월오월>의 화가 홍성담(61)씨가 2년 전께 ‘탄압 과정’을 그린 기록 풍자화를 내년 4월께 공개하기로 했다.
홍씨는 5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내년 4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2년 전 그려뒀던 <세월오월 사건 비망록-1>이라는 미공개 신작을 전시회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품엔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10.5m×2.5m)이 2014년 8월 광주비엔날레에서 전시되지 못한 ‘사태’와 관련 있는 인물 7명이 등장한다.
이 신작의 주인공은 윤장현 시장이고, 조연급으로 광주비엔날레 관계자 등 6명이 나온다. 특히 이 작품엔 윤 시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 검찰도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홍씨는 “<세월오월> 전시가 무산된 뒤 그 배경을 기록하기 위해 풍자화 3~4점을 그려두었다. <세월오월> 탄압과 관련해 역학관계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었는가를 적나라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2014년 8월8일치 메모에 ‘홍성담 배제 노력, 제재조치 강구’라는 문구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라는 표시와 함께 적혀 있다. 당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작가로 선정된 홍씨는 2014년 8월 박 대통령의 형상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그렸다가 닭의 모습으로 바꿨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은 결국 전시 유보 결정을 내렸다. 홍씨는 “<세월오월>과 풍자화뿐 아니라 현재 경기도 안산에서 전시 중인 세월호 작품 20여점도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추진 중인 ‘<세월오월> 재전시회’ 때 이 작품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4월 홍씨의 <세월오월> 작품을 다시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윤 시장은 지난달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세월오월> 작품을 전시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뒤늦게 ‘부끄러움’을 표현한 바 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윤 시장이 진정으로 당시 <세월오월> 작품을 걸지 못한 데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전시 무산 사태를 담은 풍자화도 함께 전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작가의 명예회복을 위해 <세월오월> 작품 재전시회 문제를 협의 중이다. (풍자화 전시 문제는) 작가가 원하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