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답동성당 앞에서 이 성당 원로 신자들이 ‘(인천)교구의 성당 땅 매각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신자들도 모르게 답동성당 마당 등을 주차장 용도로 매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답동성당 신자들과 인천 중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천주교 인천교구는 신포시장 맞은편에 있는 가톨릭회관에서 언덕에 있는 답동성당 마당 일부까지 3541㎡를 최근 중구청에 주차장 용도로 매각했다. 성당 신자들은 “인천교구가 이 땅을 94억9천만원에 매각했다”고 밝혔으나 중구는 홍보부서 관계자를 통해 “81억2300만원에 매입했다”고 전했다. 땅값은 계약금으로 이미 90%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1897년 건립된 답동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벽돌조 건물로 한국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 중 하나로 1981년 9월 사적 287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중구는 2018년 3월 개장을 목표로 답동성당 일대 6500㎡에 국비와 시비 등 254억원을 투입하는 관광자원화사업을 추진중이다. 중구는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매입한 땅 지하에 4층 규모(250대 주차)의 주차장을 만들고 신포지하상가와 답동성당을 연결하는 통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지상의 가톨릭회관을 철거해 공원과 지역 주민들의 편의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답동성당 신자들은 “신자들도 모르는 성전 매각은 원천 무효”라며 원로신자들을 중심으로 ‘성당 땅 되찾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매각 반대에 나섰다. 정동준 비대위원장은 “1890년에 한 신도가 자신의 사유지를 희사해 답동성당이 지어졌다”며 “교구의 독선적 결정 탓에 신도들은 앞마당을 잃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중구청장 등을 만났더니 ‘매입한 성당 땅을 뚝 잘라서 중구 지역 주민을 위한 지하주차장을 만들 계획이며, 성당 신자들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할 계획은 없다”면서 “인천교구가 매각대금을 돌려주면 땅 매각 없이도 애초 계획인 (답동성당 일대를)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18일 답동성당 앞에서 이 성당 원로신자들이 신자들이 섰다는 ‘성당 매각 무효 서명’ 현수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당 땅 찾기 서명 2주 만에 신자 4천명 중 매주 미사에 오는 신자 1천명 가운데 720명이 서명했다. 이 성당 원로 신자들은 ‘전신자는 이해 못한다', ‘교구에서 성당땅 매각 반대’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들고 지난 18일 3번째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주차장으로 매각된 땅이 무효화 될 때까지 항의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신자들과 인천교구의 성당 땅 매각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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