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을 보살피고 있는 젊은 시절 마가렛(왼쪽)과 마리안느 수녀.
“고마워요. 소록도 마·마!”
전남 고흥의 청소년들이 성탄절을 맞아 소록도의 천사였던 노수녀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고흥군은 21일 도양읍 소록도 인근 금산초등과 녹동중, 고흥고 등 초·중·고 9곳의 학생들이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스퇴거(82), 마가렛 피사렉(81) 수녀에게 감사와 사랑을 담은 손편지 387통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편지는 국제특송으로 성탄절 이전인 22일께 배달될 것으로 보인다.
두 수녀는 62, 64년 소록도에 들어와 평생 한센인들을 간호하다 2005년 건강이 악화하자 ‘짐이 되기 싫다’며 홀연히 귀국했다.
학생들은 지난 10~11월 소록도 자원봉사학교에서 두 수녀의 행적을 듣고 치료실, 감금실 등을 돌아본 뒤 자발적으로 편지를 썼다.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은 “평생 환자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함께 먹었다는 말을 듣고 뭉클했다. 두 분의 희생정신을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한 학생은 편지에서 “소록도에 아픈 역사가 있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격리된 섬에서 43년 동안 천사처럼 봉사했던 두 분을 존경한다”고 썼다. 다른 학생은 “두 분의 따뜻한 마음을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겠다. 병환이 있는 마가렛 수녀님의 쾌유를 기도하겠다”고 인사했다.
군 평생학습사업소 김미정씨는 “두 분한테 특별한 성탄 선물을 보냈다. 두 분을 닮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군은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두 수녀의 헌신을 재조명하는 12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 중이다. 두 수녀는 행적이 알려지면서 올해 만해대상을 받았고, 명예국민증을 받았다. 이들이 활동했던 병사 성당, 벽돌 사택은 등록문화재 659, 660호로 각각 지정됐다. 마리안느 수녀는 군 초청으로 지난 4월 소록도를 방문했다. 마가렛 수녀는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2009년 출간된 인물그림책 <소록도 큰할매 작은할매>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전남 고흥군 청소년들이 지난 15일 소록도 천사 수녀 마리안느·마가렛 등 2명에게 성탄선물로 손편지를 발송했다. 고흥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