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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손편지, “고마워요. 소록도 마·마!”

등록 2016-12-21 11:50수정 2016-12-21 13:56

고흥 학생들 소록도 천사 노수녀 2명에게 손편지 387통
오스트리아의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에게 22일쯤 배달예정
“43년 동고동락 잊지 않겠다. 두 분 조금이라도 닮고 싶다”
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을 보살피고 있는 젊은 시절 마가렛(왼쪽)과 마리안느 수녀.
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을 보살피고 있는 젊은 시절 마가렛(왼쪽)과 마리안느 수녀.
“고마워요. 소록도 마·마!”

전남 고흥의 청소년들이 성탄절을 맞아 소록도의 천사였던 노수녀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고흥군은 21일 도양읍 소록도 인근 금산초등과 녹동중, 고흥고 등 초·중·고 9곳의 학생들이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스퇴거(82), 마가렛 피사렉(81) 수녀에게 감사와 사랑을 담은 손편지 387통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편지는 국제특송으로 성탄절 이전인 22일께 배달될 것으로 보인다.

두 수녀는 62, 64년 소록도에 들어와 평생 한센인들을 간호하다 2005년 건강이 악화하자 ‘짐이 되기 싫다’며 홀연히 귀국했다.

학생들은 지난 10~11월 소록도 자원봉사학교에서 두 수녀의 행적을 듣고 치료실, 감금실 등을 돌아본 뒤 자발적으로 편지를 썼다.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은 “평생 환자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함께 먹었다는 말을 듣고 뭉클했다. 두 분의 희생정신을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한 학생은 편지에서 “소록도에 아픈 역사가 있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격리된 섬에서 43년 동안 천사처럼 봉사했던 두 분을 존경한다”고 썼다. 다른 학생은 “두 분의 따뜻한 마음을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겠다. 병환이 있는 마가렛 수녀님의 쾌유를 기도하겠다”고 인사했다.

군 평생학습사업소 김미정씨는 “두 분한테 특별한 성탄 선물을 보냈다. 두 분을 닮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군은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두 수녀의 헌신을 재조명하는 12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 중이다. 두 수녀는 행적이 알려지면서 올해 만해대상을 받았고, 명예국민증을 받았다. 이들이 활동했던 병사 성당, 벽돌 사택은 등록문화재 659, 660호로 각각 지정됐다. 마리안느 수녀는 군 초청으로 지난 4월 소록도를 방문했다. 마가렛 수녀는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2009년 출간된 인물그림책 <소록도 큰할매 작은할매>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전남 고흥군 청소년들이 지난 15일 소록도 천사 수녀 마리안느·마가렛 등 2명에게 성탄선물로 손편지를 발송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 청소년들이 지난 15일 소록도 천사 수녀 마리안느·마가렛 등 2명에게 성탄선물로 손편지를 발송했다. 고흥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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